나이트라인 초대석 인터뷰 자리에도 연극속의 '모드'차림으로 오셨습니다. 1962년 연극 '페드라'로 데뷔해 올해로 연극 인생 53년을 맞았습니다. 지금까지 만난 최고의 연극이 '해롤드 & 모드'이고, 항상 연극 속의 인물 '모드'를 인생의 롤 모델로 삼고 실제 일상에서도 '모드'처럼 살고 싶다고 말씀하십니다. 올해 74세인 박 선생님이 연극 속에서 80세의 '모드'와 나이가 같을 때까지, 아니 그 후로도 계속 '모드'역으로 우리들에게 멋진 연기를 보여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나이트라인 초대석, 박정자 선생님과의 일문일답 정리했습니다.
Q : '해롤드 & 모드'가 관객 1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 저의 연극 사상 유례 없는 1만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한 달이 채 안됐거든요. 관객 여러분에게 감사할 뿐이죠.
Q : '해롤드 & 모드'라는 작품이 2003년에 초연을 했는데, 그때 선생님이 직접 기획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 이 작품을 제가 86년에 우연히 다른 프로덕션에서 공연하는 것을 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너무 작품이 좋아서 연극이 끝나고 제가 일어서지를 못했었어요. 감동 때문에. 그런데 그때 그 배우는 40대였었어요. 그래서 '아! 내가 이제 60이나 이제 좀 더 나이를 먹었을 때 이 연극을 하고 싶다'고 늘 머릿속에, 가슴 속에 품어왔던 작품이죠. 그래서 2003년에, 60이 넘어서 제가 비로소 무대에 올렸습니다.
Q : 지금까지 '모드' 역할은 선생님이 계속해오셨고 해롤드는 계속 바뀌었는데, 지금 하는 해롤드역이 강하늘 씨인데, 함께 연기하시기에 어떠신지요?
- 아주 진지하고, 당장 인기에 눈앞에 보이는 인기에 매달리기보다 좀 더 자신을 추스르고 자기가 앞으로 연기자로 나아가야 할 그런데 대비하는 것이죠, 말하자면 연극무대를 통해서 충전하고, 또 수업을 하고 그런 생각을 할 줄 아는 젊은이니까 아주 똘똘한 것이죠.
Q : 선생님에게 있어서 '모드'라는 역할, 어떤 의미가 있나요.
- 이 '해롤드 & 모드'에서 모드는 아주 무공해, 그리고 욕심이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제가 롤 모델로 삼는 인물입니다. 일상에서 실제로. 제가 모드처럼 살고 싶고, 그리고 제 무대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감화를 받아서 '아 모드라는 인물이 이래서 참 좋구나'하길. 매력있습니다 모드는.
Q : 1962년 연극 '페드라'로 데뷔하시고, 세어보니 올해로 53년째이십니다. 초반기에는 영화도 하셨는데 영화, 드라마 등 많은 것 중에서 '연극'이 가지고 있는 힘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연극은 그야말로 아날로그입니다. 관객과 배우 사이에 아무것도 없죠. 그냥 배우의 호흡이 그대로 관객에게 전달이 되는 것이고, 저희는 관객의 호흡, 또 눈동자가 그대로 느껴지거든요. 저희가 그런 이야기를 하죠. '배우의 휴머니티와 관객의 휴머니티가 만날 때 거기에 진정한 연극의 아름다움이 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결국은 오늘 무대가 좋았다 하는 것은 오늘 관객이 참 좋았다 그렇게 해석을 할 수도 있겠죠.
Q : 연극계의 대모로 또 선생님을 롤 모델로 바라보면서 하는 후배들도 많습니다. 그분들을 위해서, 또 팬들을 위해서 한 말씀 해 주시죠.
- 그냥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전후좌우 가리지 않고 내가 내 갈 길을 끊임없이 아주 미련하게 가야 합니다. 소같이 느릿느릿. 그리고 적당히 바보스럽게 내가 가야 할 그 길이 목표가 멀리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절대로 초조해 하면 안되고. 저희에게 가장 소중한 분들은 관객입니다. 비어있는 극장에서 연극을 할 수는 없죠. 본인들이 이 연극을 '정말 내가 있음으로써 이 연극이 완성이 되는구나' 하는 자부심을 갖고 극장에 와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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