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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하사 아가씨? 장군 출신이면 장군 아가씨라 부를 건가"

대담 :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 한수진/사회자:

현역 육군대령이 부하 여군을 성폭행한 혐의로 긴급 체포되었는데, 군 장성 출신인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이 ‘외박을 안 나가서 생긴 문제’라면서 성폭행을 합리화하는 듯 한 발언을 해서 논란이 아주 크게 되고 있습니다. 여군에 대해서는 ‘하사 아가씨’라고 표현했죠.

군 인권 개선을 위한 국회 회의 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하니까 더 논란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 전화해서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소장님 나와 계십니까? 

▶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송영근 의원의 발언, 어떻게 들으셨어요? 

▶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많이 놀랐는데요. 그 특위는 여야가 합의를 해서, 작년에 군인권개선 및 병영문화혁신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이 위원장이고 여야가 합의해서 4월까지 혁신안을 만드는 국회특위입니다. 앞서 활동이 마감된 국방부 병영혁신위원회의 안과 국회특의안, 그리고 개별의원안과 시민사회단체가 입법청원한 안, 이 모든 것이 논의되어서 법안이 나와야 되는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는 특위인데. 

이런 곳에서 가해자를 두둔하고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발언을 했기 때문에 사실상 이 특위에 계속 이분이 있어야 될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분들도 많고요. 이분이 국방위원회 의원이세요. 그러니까 20대 국회에서 장성 출신의 사람들을 계속 이렇게 뽑아야 되는지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가해 대령을 두둔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정상적으로 전방부대 지휘관이 부대를 지휘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하는 일반적인 의미였다, 이렇게 송 의원이 해명자료를 내기는 했더라고요?

▶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정상적인 지휘라는 것이요. 이미 환경은 조성이 되어있습니다. 자기가 한 행위에 대해서 책임을 정확하게 물어야 되는데요. 지휘관이 지휘하는데 있어서 권한을 강하게 부여한 것은 전쟁에서 싸워 이기라고, 훈련 열심히 하라고 준 것이지, 자기 부하를 사적으로 노예로 부리라고 준 것이 아닙니다. 굉장히 착각하는 듯 한 발언을 한 것 자체가 우리 군에서 육사 출신 엘리트들이 갖고 있는 인식을 그대로 보여줬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분도 군 장성 출신의 비례대표신대 말이죠. 사실 이 발언을 듣고 많은 분들이 그런 생각을 하셨을 것 같아요. 군 간부 중에서 이런 생각 갖고 있는 사람이 여전히 많은 것 아닌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저는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군에서 성군기 문란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습니까? 이것은 좀 잘못된 표현이죠. 가해자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지, 성군기 문란이라고 하면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문제가 있다.’ 라는 식을 함축한 단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단어자체부터 없애는 운동이 필요하겠죠. 

▷ 한수진/사회자:

성군기라는 용어 자체가 잘못 되었다, 이런 말씀은 안 된다, 하는 말씀이시군요?

▶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그렇습니다. 우리 형법상 그런 표현도 없습니다. 우리 헌법책에나 우리 형법은 성적자기 결정권 침해하는 것을 범죄로 보고 있고요. 그에 따라서 형법과 군형법도 성폭력이라고 규정하고 있지, 성군기 문란이라는 표현은 우리 법책에 어디에도 없는 단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 용어 자체도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피해 여군에게 ‘하사 아가씨’ 이런 표현도 썼잖아요. 좀 어이가 없던데. 간부들이 부하 여군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아닐까요?

▶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아니, 그러면 앞으로 ‘장군 아가씨’ 이렇게 부를 건가요? 장군 출신 여성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군에서도요. 올해가 창사 65주년인데요. 여군 시대 1만 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선진국 OECD 가입국들을 비교하면요, 여군의 비율이 턱없이 부족한 건 사실입니다. 제복 입은 공무원이라고 하는 경찰하고 비교했을 때, 경찰은 10%거든요. 우리군은 5%도 안 됩니다. 동맹군인 미군을 봐도 20%가 넘습니다. 최하위인 독일도 5.5%를 넘고 있어요. 

그렇다면 우리 군이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도 좀 바뀌어야하지 않을까? 그리고 직무부분에서도 야전군사령관으로 여군이 아직 탄생하고 있지 않아요. 경찰만 하더라도 이금형 씨가 치안정감을 했거든요. 경찰청장 바로 밑의 급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군에게 문호를 개방했다면 직급에 관해서도 남성하고 무한경쟁 할 수 있도록 열어줘야 되는 게 있고요. 이중적 태도를 버려야하는 것이죠. 이럴 때는 이성으로 봤다가, 이럴 때는 동료로 봤다가, 이런 식의 이중적 잣대는요. 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보니까 육군이 ‘성군기 행동수칙이라는 걸 만들겠다.’ 라고 밝혔는데, 이것도 논란이 되고 있잖아요? 

▶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그렇습니다. 제가 좀 보고 많이 놀랐는데요. 그 여단장은 아주 잘나가는 엘리트 여단장이었습니다. 김장수 장관의 부관을 지냈고요. 국방부에서 청와대로 파견을 보냈죠. 청와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육사 47기 임모대령을 긴급 체포한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저는 헌병대와 그 수뇌부가 많이 바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처 방안을 내는 것은 한심합니다. 이성간의 관사 출입을 금지한다? 그러면 자기 부인도 못 들어옵니다, 관사에. 자기 딸도 못 들어오고요. 

여군하고 단둘이서 차량으로 이동 할 수 없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야전에 있으면 여군하고 같이 다녀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요. 사무실에 여군하고 같이 있어도 안 된다, 이것도 말이 안 되는 거죠. 이미 사무실에는 다른 대원병들도 다 있습니다. 그리고 부득이한 경우 ‘출입문을 열어 놓아라’ 이건 합당한 이유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악수를 할 때는 한손으로 해라? 저는 이걸 보면서요, 조선시대 남녀칠세부동석 잣대를 들이밀고 있지 않은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범죄행위, 합의와 합의하지 않은 것을 동시에 모두 다 설정하고 있다고 저는 보고 있는데요.

▷ 한수진/사회자:

이러다가 여군들 왕따 되지 않을까 싶어요. 여성분들을 참 귀찮아 할 것 같아요?

▶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가까이 오지마, 이런 식의 반응. 여군들을 오히려 고립시키는 반응을 나타낼 수 있다, 예를 들면 지휘관이 여성일 경우에는 영이 안 서는 거죠. 이것 자체가 성 차별적인 것이다, 그래서 김요환 참모총장님께서 어떤 배경으로 이런 걸 결정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걸 결정하기 전에 저희 같은 전문가들, 특히 성폭력상담소 이런 분들한테 자문을 구하고, 이런 분들에게 문호를 개방해서 상담하거나 사건을 함께 조사할 수 있게끔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번 성군기 행동수칙, 어떻게 보면 평가할 대목이 하나도 없다고 보세요?

▶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네, 저는 없다고 봅니다. 우리 군의 장성들이 갖고 있는 인식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요. 저는 좀 많이 안타깝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정말 한 발짝 나가려면, 협치를 해야 하죠. 도움 받아야죠. 김요환 총장님은 제 핸드폰 번호도 아시는데, 전화해서 이 사안에 대해서 자문을 구하시면 돌다리도 두들기면서 건너셔야 되는 것이죠, 사실은.

▷ 한수진/사회자:

다시 한 번 제대로 만들어야 할 것 같고요. 앞서 소장님도 말씀 하셨지만, 여단장을 이례적으로 긴급체포했다고 했잖아요. 이런 문제에 대해서 좀 단호한 처벌 있어야 할 것 같아요?

▶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네, 그런 지점에서는 우리 군 수뇌부가 인식이 바뀌는 건 사실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헌병대도 다른 소령이 하사를 성추행한 사건을 조사하다가 이 사건을 알게 돼서 빠져나갈 수 없게끔 촘촘하게 수사를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요. 피해자도 잘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진일보했지만, 향후 대책에 관해서는 야전에서 엄청난 반발이 있지 않을까라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군의 사기를 떨어트리고 남군과 여군의 갈등관계를 증폭시킴으로 인해서 우리 군이 전우애를 상실하게끔 하는 처방이지 않을까, 라고 해서 문제가 벌써부터 야전에서 나오고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이었습니다.


▶ [생생영상] 3성 장군 출신이 '하사 아가씨'…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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