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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마트는 '짝퉁 신발'…정부는 '짝퉁 발표'

[친절한 경제] 마트는 '짝퉁 신발'…정부는 '짝퉁 발표'
<앵커>

김범주 기자와 친절한 경제 함께합니다. 대형마트에서 유명 메이커 물건을 사시면서 이게 가짜가 아닐까 의심해 본 적 있으신가요? 글쎄요. 대부분 믿을 것 같은데요. 저도 의심해 본 적이 없는데 앞으로는 의심 좀 해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어떤 고객이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샀는데 이게 가짜로 입증을 스스로 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요?

<기자>

홈플러스인데요. 홈플러스에서 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딸 주려고 10만 원짜리 나이키 운동화 산 거예요.

택배가 집에 딱 왔는데, 제일 즐거운 시간 아닙니까? 택배 뜯어 보는 시간. 딱 열었는데 물건이 딱 봐도 엉망인 거에요.

<앵커>

작은 곳도 아니고 대형마트인데 황당하셨겠어요.

<기자>

보니까요, 물건도 좀 조악하고요.가격표 같은 것, 태그 붙어 있잖아요.그런 것도 없는 그런 상태였던 거에요.

이 물건을 당시 샀던 이 모 씨 이야기 직접 한 번 들어보시죠.

[이 모 씨/피해자 : 신발을 구석구석 보니까 전체적으로 이런 곳들이 다 조잡해요. 이런 데 마무리가 좀 깔끔하지 않다라고 생각을 했고….]

이래서 일주일 정도 가지고 있다가 다시 연락을 했어요.

"반품해야 되겠다. 가짜다." 그런데 홈플러스 쪽에서는 물건도 안 보고 "우리는 진짜다." 그래서 반품도 안 받아준 거예요.

카드결제 처리를 해버려서 돈도 그냥 가져가고, 그래서 "그런 내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직접 한 번 확인을 해보자." 이렇게 나선 거죠.

<앵커>

얼마나 답답하셨으면 그랬겠어요. 소비자 입장에서 사실 이게 귀찮기도 해서 "그냥 손해 보고 말자."하고 말거든요. 이분이 어떤 방식으로 이걸 밝혀냈을까요?

<기자>

얼마나 화가 많이 났으면 그랬겠습니까?

본인도 알아본 거예요, 어떻게 확인을 해야 하나. 그래서 방법을 찾은 게 특허청에 신고를 한 번 해보자. 가짜라고. 

그래서 운동화 사진하고 사건 내용을 쭉 써서 메일을 보냈습니다. 

특허청에서도 그걸 보고 이게 좀 일리가 있는 것 같거든요. 물건을 받아서 직접 미국 나이키 본사로 특허청에서 보낸 거죠.

그래서 미국 나이키 본사에서 받아보고 다시 감정서를 보냈습니다. "가짜다." 특허청 거쳐서 이렇게 저렇게 받는 데 석 달이 걸렸어요.

그래서 딱 보고 "됐다." 홈플러스에 다시 얘기를 했습니다.

"가짜 확인받았다." 그러면 마트 쪽에서 "죄송합니다. 환불 해드릴게요." 이럴 줄 아셨대요.

그런데 역시 또 아니었습니다.


<앵커>

아니 결론이 나왔는데도 부인을 하면 뭐라고 변명을 했나요?

<기자>

"우리가 잘 못 한 게 아니고 납품업자가 가져다준 거다." 그러면서 끝까지 환불을 안 해준 거예요.

그 당시에 이분이 물건 받아서 다시 전화를 했는데 당시에 홈플러스가 뭐라고 했는지 얘기를 들어 보시겠습니다. 이것도 전화 녹취인데요.

[홈플러스 관계자 : 이 부분은 저희 홈플러스 쪽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납품)업체 쪽의 문제이기 때문에….]

저렇게 버텼는데, 저희가 이걸 듣고 취재에 나서니까, 그제서야 10만 원 환불 해주겠다고, 석 달을 싸워서 10만 원을 받아 낸 겁니다.

이럴 때 저희도 화가 나는 게 저희도 제보를 받고 취재를 나가면 그때서야 항상 이런 식으로 업체들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이게 저희가 일일이 취재를 다닐 수도 없는 거고요.

이런 경우엔 진짜 잘못을 했다는 걸, 국가기관과 외국 본사가 이렇게 입증을 했으면 말을 들어야 되는데 왜 이렇게까지 나서는지 모르겠습니다.

<앵커>

물건 상태 딱 봐도 사실 석 달이나 걸릴 일이 아니더라고요. 그냥 봐도 가짜처럼 보였는데, 왜 이렇게 버텼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반성 좀 해야 되겠고요. 그리고 청소년이 3년 전보다 더 행복해졌다는 통계나 나왔다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참 웃을 일인데, 엉터리 통계라면서요?

<기자>

마트는 짝퉁 신발 팔고, 정부는 짝퉁 발표를 합니다.

정부 조사 중에 이런 게 가끔 나와요.

청소년이 무려, 지금 우리나라 청소년이 80%가 행복하다. 이런 조사 결과를 정부가 어제(27일) 내놨어요.

그런데 그것도 3년 전보다 훨씬 더 높아졌다는 건데, 이게 경제적 요소를 가지고 좀 장난을 친 그런 결과였습니다.

<앵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특히 학업 스트레스 심해서 좀 안쓰러운데, 이런 걸로 장난을 치네요.

<기자>

80%가 행복하면 모두가 행복하겠죠.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 3년 전보다 부유한 집 아이들한테 더 많이 물어봤어요. 가난한 애 보다.

집이 잘살면 아무래도 행복도가 높지 않겠어요?

그런데 보면 3년 전에는 월 소득 200만 원 이하인 집이 6분의 1 정도, 17.6% 정도 물어봤었는데, 그 비율을 확 낮추고요.

반대로 400만 원 넘게 버는 집은 확 늘렸습니다.

보시면 14% 늘여서 거의 절반 가까이가 400만 원 넘는 집에 사는 청소년들한테 물어본 거죠.

이러면 왜곡이 되죠.

조사결과를 당당하게 발표한 데가 여성가족부인데, 왜 이랬냐고 물어보니까 그제서야 이제 "우리가 한 게 아니에요."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 : 통계청에서 조사를 한 거라서… 대상자 뽑는 것까지는 저희가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거든요.]

이렇게 수치를 왜곡하면 현상에다가 결국은 일종의 화장이니 분장을 하는 셈이라서 겉으로 볼 때는 당장은 번지르르하고 뭔가 정책을 굉장히 잘해서 청소년들이 행복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 행복도는 절대로 올라가질 않습니다.

짝퉁 속이지 마시고, 대형마트나 정부부처나 밉습니다. 이런 것 안 하시면 좋겠어요.

<앵커>

책임 떠넘기기 하지마시고요. 꼼수도 문제이지만, 진짜 문제가 불거지고 나서 오리발 내미는 게 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책임지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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