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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4강 이끈 32살 유누스, 韓과도 질긴 '인연'

이라크 4강 이끈 32살 유누스, 韓과도 질긴 '인연'

이라크 대표팀의 10번 유누스 마흐무드는 올해로 만 32살이다. 2000년대 들어 이라크 국가대표팀 에이스로 명성을 떨쳤다. 이라크가 2007년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할 당시 MVP와 득점왕을 수상했고, 우리 대표팀과도 인연이 깊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 4강전에서 만났을 당시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는 맹활약을 펼쳐 한국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8년 뒤로 밀어졌다.

이번 아시안컵은 기대했던 것보다 성공적인 흥행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개최국 호주가 빠르게 프로인 A리그가 자리잡는 등 비교적 축구팬층이 탄탄한 편이지만, 흥행 대박에는 각 출전국들의 흥미진진한 경기력이 크게 작용했다.

호주는 중국을 비롯해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나라다. 각국 경기가 열릴 때마다 경기장은 그 나라 축구팬들로 가득찼다. 그리고 그 팬들에게 누구보다 큰 감동을 안기고 있는 선수들은 지난 10년 간 아시아 축구를 이끌어 온 노장, 아니 스타 선수들이다. 어떤 의미에서 이번 아시안컵은 오랜 스타들과 작별하고 아시아 축구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대회인 셈이다. 이제 중국은 더 이상 아시아 축구의 변방이 아닐 것이다.

이라크 대표팀도 세대교체 중에 있다. 이라크는 최근 몇 년 동안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객관적 지표로 불리는 FIFA랭킹도 114위로 쳐졌다. 하지만 이라크 U-20 대표팀이 2013년 터키에서 열렸던 FIFA U-20 월드컵에서 4강에 올랐다. 주장 유누스도 언젠가는 후배에게 10번 자리를 물려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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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유누스는 2013년 소속팀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아흘리와 결별하고 1년 동안 소속팀 없이 지냈다. 2014년에는 오로지 국가대표팀에만 발탁돼 실전감각을 유지했다. 기량은 예전 같지 못했고 이번 호주 아시안컵에서도 조별리그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자신의 A매치 133번째 경기였던 아시안컵 8강 이란전, 이라크 대표팀에게 너무나 중요했던 경기. 또 한 번 승리를 이끈 것은 32살 노장 공격수 유누스였다. 이란 선수 한 명이 퇴장 당했음에도 경기는 1-1 원점으로 돌아왔고, 이라크의 어린 선수들은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연장 전반 2분 만에 유누스의 2-1 역전골이 들어가지 않았다면 이라크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경기는 난타전 끝에 승부차기까지 돌입했다. 유누스는 팀의 다섯번째 키커로 등장해 파넨카킥을 선보이는 노련함으로 상대 기선을 제압했다. 베테랑이 아니라면 결코 보여줄 수 없는 여유였다. 여덟명째 키커까지 이어진 승부는 결국 이란의 마지막 키커 아미리가 실축하면서 이라크에게 4강행을 안겼다.

한국은 2007년 아시안컵에서 유누스가 이끌던 이라크에게 준결승서 무릎 꿇었다. 노장들이 투혼을 불사르고 있는 호주 아시안컵, 8년 만의 재대결은 더욱 흥미진진한 싸움이 됐다.

[사진=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쳐]

(SBS통합온라인뉴스센터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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