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통수 맞은' 오바마, 네타냐후 안 만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월 초 미국을 방문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동할 계획이 없다고 백악관이 22일(현지시간) 밝혔다.

버내딧 미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총선을 불과 2주 앞두고 미국을 방문하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그를 만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는 '선거를 앞둔 국가의 수반이나 후보는 만나지 않는다'는 오랜 관행과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존 베이너(공화·오하이오) 미 하원의장의 초청으로 워싱턴DC를 방문하는 네타냐후 총리는 애초 다음 달 11일 미 의회 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기로 돼 있었으나 일정이 3월 7일로 연기됐다.

3월 17일로 예정된 이스라엘 총선을 불과 열흘 앞둔 시점이다.

이처럼 백악관이 이스라엘 총선을 이유로 내세우긴 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지 않는 것은 그의 방미 일정 자체를 전혀 상의하지 않은 베이너 의장과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백악관은 네타냐후 총리의 상·하원 합동연설이 알려진 전날 "백악관과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공화당에 불쾌감을 표시하는 동시에 이스라엘 측에도 외교적 의전(프로토콜)을 위반한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렇지 않아도 공화당은 물론 네타냐후 총리와도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 온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선 양측으로부터 일종의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공화당이 '코드'를 맞추고 있는 이란 추가 제재안과 관련, 현재 진행 중인 이란 핵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공화당 의회가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