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브리즈번 구장 '밭두렁'은 아니에요"

오는 17일 호주와 한국 축구 대표팀의 일전이 벌어지는 브리즈번 스타디움의 잔디가 어떤 변수가 작용할지 주목된다.

이 구장의 그라운드는 군데군데 패여 표면이 울퉁불퉁하다는 이유로 출전국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일찌감치 브리즈번 스타디움을 볼 점유율을 높이기 어려운 곳으로 간주했다.

일반적으로 잔디가 좋지 않으면 섬세한 패스가 어려워 기술이 좋거나 잔 패스 위주로 경기를 진행하는 쪽에 불리하다.

불규칙한 공의 움직임 탓에 요행수가 작용할 여지가 넓어지면서 경기력이 떨어지거나 롱볼 전략을 구사하는 쪽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호주의 공격수 로비 크루스(레버쿠젠)는 현지언론을 통해 "국제규격에 미달하는 망신스러운 경기장"이라고 잔디 상태를 비난했다.

월드컵 본선이나 빅리그 클럽의 구장과 비교할 때 저질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알랭 페렝 중국 대표팀 감독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르고서 "잔디 상태가 최악"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현재 브리즈번 스타디움은 폐쇄된 채 16일 일본과 이라크의 D조 2차전을 기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구장의 그라운드가 축구 저개발국과의 월드컵 예선 원정 때 간혹 목격되는 '밭두렁' 수준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한국 공격수 이근호(엘 자이시)는 "브리즈번 잔디를 텔레비전으로만 봤지만 보통 생각하는 그렇게 열악한 수준의 잔디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근호는 "우리 선수들로서는 브리즈번 구장의 그라운드가 아니라 한국과 다른 호주의 잔디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보다 짧은 호주 잔디에서 볼이 더 빨리 나아가는 느낌이 있어 정확한 패스와 볼 컨트롤을 위해 감각을 조율해야 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스트라이커 이정협(상주 상무)은 "결정적일 때 미끄러져 넘어지지 않도록 축구화를 잘 맞춰서 준비해야 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브리즈번 잔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높지만 한국은 아직 한 차례도 이 구장을 밟아보지 못했다.

어느 대회 때나 경기 전날에서 적응 차원에서 경기장을 마지막 전술 담금질의 장소로 해당 팀에 개방하는 게 관례이자 원칙이다.

그러나 한국은 이날 브리즈번 경기장에서 열리는 일본과 이라크 경기 때문에 다른 훈련장에서 호주전을 대비한 마지막 전술을 점검한다.

호주도 마지막으로 훈련할 장소가 공식 경기장이 아닌 퀸즐랜드 스타디움으로 배정됐다.

일각에서는 호주가 개최국의 이점을 안고 이미 비밀리에 브리즈번 스타디움을 밟았을 수 있다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전날 호주는 퀸즐랜드 스타디움에서 계획된 훈련 일정을 갑자기 취소하고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호주 취재진은 "대표팀이 그냥 휴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