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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홍혜걸 "건강검진, 꼭 비싼 게 좋은 건 아니다"

* 대담 : 홍혜걸 의학박사

▷ 한수진/사회자:
새해를 맞이해서 최근 건강검진 계획 세우신 분들 많을 텐데요. 건강검진 프로그램 알아보시면서 왜 이렇게 검진비용이 천차만별일까.. 어떤 차이일까, 이런 생각들 하셨을 것 같아요. 그런데 건강검진이 꼭 비싸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합니다. 이번주 <홍혜걸의 메디컬 이슈>에서는 어떻게 하면 실속 있게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을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홍혜걸 박사,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 홍혜걸/의학박사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정말 이 검진비용이 만만치가 않죠?
 
▶ 홍혜걸/의학박사
네. 보통 대학병원 가면 백만 원 2백만 원 훌쩍 넘어가고요. 어떤 경우는 호텔식으로 숙박하면서 받는 검진도 있는데 이건 뭐 2천만 원 넘어가는 것도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2천만 원요?
 
▶ 홍혜걸/의학박사
네. 그러니까 이 검진이 건강보험 적용을 안 받기 때문에 병원이나 의사가 마음대로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굉장히 비싸게 책정이 되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2천만 원 정도 되면 이건 엄청난데요, 비용이.
근데 항간에선 이 비용 때문에 그렇지 비싼 건강검진 받으면 좀 좋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 홍혜걸/의학박사
네. 근데 제가 보기에는 그게 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인 것 같아요. 이 검진만큼은 제가 보기엔 꼭 비싼 게 좋은 게 아니라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이들 대학병원 종합검진에 가면 약방에 감초 격으로 여러 가지 고가 검진 항목들이 많이 포함돼 있습니다. CT라든지 PET라든지 한꺼번에 암을 족족 찾아낸다 그래서 커다란 통 속에 누워서 찍는 검사도 있잖아요. 이런 검사들이 뭐 복부는 물론이거니와 요즘은 뭐 심장도 그런 걸로 찍고 폐도 찍고 상당히 많은 비싼 항목들이 들어가 있다는 거고요. 그런데 이것들이 알다시피 암은 잘 찾아내지만 많은 방사선에 몸이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방사능 피해가 우려가 된다는 거고요.

또 하나는 정작 중요한 내시경이나 초음파, 사실은 이게 검진의 핵심인데 이것들은 대학 병원에 가면 특히 패키지화된 종합검진 프로그램 들어가면 좀 경험이 부족한 예컨대 전문의를 딴 지 얼마 되지 않은 분들이 하는 경우가 많단 말이죠. 그러니까 10년 20년 30년 대학교수들이 현장에서 오시는 분들 대상으로 내시경이나 초음파를 일일이 해주는 그런 병원은 상당히 드물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꼭 큰 병원의 비싼 검진이 좋다. 이렇게 말할 수 없다는 얘기죠.
 
▷ 한수진/사회자:
CT검사 때 방출되는 방사능이 도대체 얼마나 되기에 암이 생길 수도 있다는 말씀이세요?
 
▶ 홍혜걸/의학박사
제가 볼 때는 제법 되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CT나 PET 한 번 찍게 되면 가슴 엑스선 촬영을 동시에 한 200장 찍어야 되는 방사선이에요. 근데 이게 우리가 1년 동안 자연 상태에서 허용되는 총 방사선량의 최소한 10배 이상 되는 양이거든요. 그런데 이게 불과 5분 만에 내 복부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거잖아요.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양이고요. 실제로 여러 가지 연구를 보면 CT나 PET를 한 번 찍게 되면 각종 암 발생률이 0.1% 늘어난다 이렇게 돼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 연구 결과도 있군요.
 
▶ 홍혜걸/의학박사
0.1%면 1천 명 가운데 1명 꼴이죠. 그러니까 999명은 괜찮지만 1명에게서는 글쎄요, 암을 일찍 발견하기 위해서 들어갔다가 도리어 검사 때문에 암이 생길 수도 있는, 확률은 낮지만 당사자에게는 정말 마른하늘에 날벼락일 수도 있다는 얘기죠.
 
▷ 한수진/사회자: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이런 CT 검사 같은 경우는 굳이 안하는 게 좋겠네요.
 
▶ 홍혜걸/의학박사
네. 그러니까 증상이 있어서 수술 전에 찍는다든지 또는 수술 한 다음에 암이 어디로 퍼졌는지 한꺼번에 재발률을 알아본다든지 이런 경우 아니고 보통 방송을 들으시는 보통 건강한 분들이 단지 암을 일찍 발견하기 위해서 어떤 분들은 해마다 찍는 분들이 있어요. 여유가 있다고 해서요, 또는 회사에서. 이건 잘못된 난센스라는 얘기예요. 꼭 필요할 때 어쩔 수 없이 하는 건 당연한데 이게 검진 목적으로 CT나 PET같은 게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좀 특히 큰 병원에서 남발하는 게 아닌가 조심해서 받을 필요가 있다는 얘기죠.
 
▷ 한수진/사회자:
가슴 엑스레이 정도는 괜찮은 건가요?
 
▶ 홍혜걸/의학박사
그 정도야 뭐 상관이 없겠죠.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또 한 가지 이유가 대학병원에 경험이 부족한 의료진이 검진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말씀을 하셨고요.
 
▶ 홍혜걸/의학박사
그 이야기는 좀 민감한 얘기인데요. 의사가 경험이 없고 나이가 적다고 실력이 없다 이렇게 함부로 평할 수는 없는데 대체적으로 그래도 바로 면허 딴 분하고 2,30년 진료한 사람하고 수준 차이가 좀 있겠죠. 현실적으로. 근데 제 얘기는 뭐냐 하면 그런 분들은 우리 동네에도 널려있다는 거예요. 널려있다는 표현은 좀 그렇지만 동네에 그런 의사 분들도 많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면 굳이 비싼 돈을 내고 내가 원하지도 않는 검사까지 잔뜩 포함된 그런 종합검진을 대학병원이나 큰 병원에서 받을 필요가 있겠는가. 동네에도 가면 내시경, 초음파 몇 십 년 한 전문가들이 많이 있다는 얘기예요.

특히 내시경이나 초음파는요, 아까 말씀드린 CT랑 PET는 의사들이 별로 할 일이 없어요.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면 기계가 다 찍는 거고 내시경 ? 초음파는 이건 근데 의사가 직접 손으로 잡고 해야 되고 자기 눈으로 암을 찾아야 되니까 의사의 손이 얼마나 섬세한 가 또 의사의 눈이 얼마나 날카로운 가 장비보다도 의사의 숙련도나 경험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내시경 ? 초음파는 오히려 큰 대학병원보다 의사를 찾아서 동네에서 찾는 게 비용도 훨씬 적게 들고 실속 있는 검진이 된다는 말씀이죠.
 
▷ 한수진/사회자:
근데 또 어떤 병원, 어떤 의사가 실력 있는지 알아내는 것도 참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 홍혜걸/의학박사
그게 참 어려운 부분인데 저는 이제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동네 의사 한 분이 있으면 그 의사분이 내 가족에 필요한 검진이 무엇이고 이 검진은 우리 동네에서 예컨대 누가 아주 전문가다 이렇게 조언을 할 수 있다는 얘기죠. 그래서 날짜를 정해서 부위별로 따로 가서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복부 초음파 이렇게 받으시면 많은 암을 동네 의사들에게도 찾아낼 수 있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부위별로 동네 실력 있는 의사들을 찾아가서 검진을 받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홍혜걸/의학박사
네. 위 ? 대장은 내시경으로 하시고 기타 간 ? 췌장 ? 콩팥 ? 방광 ? 복부에 생기는 암은 아까 말씀드린 CT보다는 초음파를 통해서 찾는 게 안전하고 값도 싸다는 얘기죠.
 
▷ 한수진/사회자:
근데요, 박사님. 그런 병원 찾는 이유 중에 하나가 최신 의료장비를 잘 갖췄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잖아요. 좋은 장비로 검진 받는 것도 좀 중요한 부분 아닌가요?
 
▶ 홍혜걸/의학박사
근데 그 좋은 장비라는 게 아까 말씀드린 CT나 PET를 말하는 거거든요. 근데 이런 것들이 비용은 상당히 비싸고 잘 찾아낼 수 있지만 불가피하게 많은 방사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저는 그 방법을 절대 권하고 싶지 않고요. 미국에서 선진국 어떤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검진 목적으로 CT나 PET를 자주 찍는 그런 가이드라인이 있는 나라는 없단 얘기입니다.

그래서 검진은 비싼 장비보다는 아까 말씀드린 내시경과 초음파가 가장 핵심적이고 이것을 잘하는 전문가에게서 받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고요.
 
▷ 한수진/사회자:
만약 검사 항목을 최소한으로 하고 싶으면 가장 중요한 검진 항목으로는 이 내시경 ? 초음파를 들 수 있겠네요?
 
▶ 홍혜걸/의학박사
네. 이거 두 가지가 제일 중요합니다. 피를 뽑아서 암을 찾는다 이것도 제가 볼 때는 큰 도움이 안돼요. 근거가 없는 건 아니지만 위양성이냐 위음성이 많기 때문에 다른 검사를 해서 암이 있다 그래도 없는 경우 많고 또 없다고 나와도 실제로 찾았는데 있는 경우도 있고 그러니까 이게 그냥 참고용이라는 얘기죠.
그래서 최종적인 유권 해석을 내리는 건 역시 초기단계 내시경 ? 초음파 이 두 가지니까 이 두 가지를 기본으로 지역 사회에서 잘 하는 분들에게 찾아가서 검진 받는 게 값도 싸고 또 실속도 있다는 얘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요, 박사님. 내시경 하면 좀 힘들고 아프다는 얘길 듣고서 조영 검사하는 분들도 많아요. 근데 조영술과 내시경, 차이점이 있습니까?
 
▶ 홍혜걸/의학박사
조영술은요, 우리나라 검진 지침에는 둘 중 하나 받으라고 돼있는데 이거 빨리 바꿔야 될 것 같아요. 의학적으로 무조건 내시경이 훨씬 더 좋습니다. 훨씬 더 정확하고요. 왜냐하면 카메라로 위장 내를 직접 보니까요. 조영술은 외부에서 간접적으로 검사하니까 정확도 떨어지죠. 또 조영술은 단점이 방사선을 또 이용합니다. 이것도 보통 엑스선 이상급 방사선을 쭉 복부에 쪼이면서 받아야 돼요. 그리고 또 이상이 소견 있을 때 조직 검사가 또 안 된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조영술 보다는 내시경을 받는 게 좋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내시경이 좋다는 말씀이시고요. 이 건강검진은 얼마나 자주 받아야 되나요?
 
▶ 홍혜걸/의학박사
이게 가이드라인이 있긴 합니다만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는 인식을 가지셔야 돼요. 예컨대 보통 사람은 2년에 마흔 넘어가면 한 번 내시경 받아라 이렇게 돼있어요. 그런데 예를 들면 내 위장 안에 헬리코박터도 있고 내가 짠 음식 좋아하고 불에 탄 고기 좋아하고 우리 집안에 위암 환자가 많고 이렇게 위험 요인이 많은 분들은 서른 넘어가면 받아야 되고, 2년에 한 번 받을 거 1년에 한 번 받는다든지 좀 더 이른 연령에 좀 더 자주 받아야 됩니다. 위험요인에 따라서요.
 
▷ 한수진/사회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혜걸/의학박사
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홍혜걸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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