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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나도 샤를리다" 슬로건은 누가 만들었나?

[취재파일] "나도 샤를리다" 슬로건은 누가 만들었나?
파리 도심 언론사에 난입해 무려 12명의 무고한 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파리 테러는 프랑스 인들은 물론 세계인들을 경악시켰습니다.

테러가 일어난 직후부터 추모집회에 나온 사람들은 저마다 "나도 샤를리다(Je suis charlie)"란 슬로건을 들고 이번 테러를 규탄했습니다. 이 슬로건은 불과 며칠 사이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反 테러 시위의 표어로 떠올랐습니다.
 
아주 단순하면서도, 듣는 순간 어떤 의미인지 확 와 닿는, "나도 샤를리다"란 말은 과연 누가 처음 만들었을까요? 이 슬로건을 만든 건 언론도, 시민운동가도, 정치가도 아닌 평범한 파리 시민 조아킴 롱생이었습니다. 롱생은 테러가 일어난 '샤를리 에브도' 인근에 있는 패션잡지에서 일하는 패션 스타일리스트입니다.

롱생은 바로 이웃에 있던 사무실에 끔찍한 테러가 일어나자 거의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테러 직후 곳곳에서 너무 경악스럽고 비탄스런 얘기들만 나도는 것이 안타까워서, "끔찍한 테러에도 절대 굴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나는 두렵지 않다"는 의미에서 "나도 샤를리다"라는 슬로건을 만들어서 트위터에 최초로 올리게 됩니다. 비극적 상황과 분위기에 잠식되어서 슬퍼하지만 말고 힘을 내자는 의미였던 거죠. 진심에서 우러나온 이 슬로건은 삽시간에 700만 회나 트윗될 만큼 사람들의 깊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이렇게 비극적 상황을 보고 모두가 연대하자는 멋진 표어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편에선 이걸 이용해서 돈을 벌려는 사람들도 있죠. "나도 샤를리다" 역시 유럽 곳곳에서 상표 등록을 출원하겠다고 신청한 경우가 100건이 넘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와 네델란드 벨기에 등은 "나는 샤를리다"의 상표 등록을 불허하기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세계인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주는 공익적 슬로건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나도 샤를리다"란 슬로건을 보면서 지난해 세월호 사태 때 노란 리본과 함께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이란 슬로건이 떠올랐습니다. 이 슬로건 역시 정말 삽시간에 사람들 사이에 퍼졌고, 다들 SNS나 카톡에 지금까지도 올려놓으며 간절한 마음을 표하고 있습니다.

앞으론 제발 이렇게 보는 순간 뭉클해지는 슬로건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건 가당치 않은 기대일까요? 올 한해 지구촌에 더 이상 '인재로 인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해봅니다. 

▶ 아랍에서 바라본 프랑스 테러

▶ 샤를리 에브도 최신호 '매진'…이슬람권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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