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 역시 우리네 아버지 세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중국 작가 위화의 소설 '허삼관 매혈기'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웃음과 감동이 넘치는 가족 영화로 완성됐다.
'허삼관'의 핵심 정서는 부성애다. 주인공 허삼관이 자신이 끔찍이 아낀 첫째 아들 일락이 친아들이 아니란 사실을 알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중반부까지는 코믹하게 후반부는 절절한 감동으로 버무려냈다.
이 같은 구성은 크게 보아 '국제시장'과 닮았다. '국제시장'과 마찬가지로 전반부는 코미디, 후반부는 드라마에 방점을 찍었다.
웃음과 감동을 강조한 가족 영화인만큼 관건은 영화가 선사하는 부성애에 관객이 얼마나 공감하느냐일 것이다. 그 길라잡이는 주연배우 황정민과 하정우다. 두 사람은 같은 듯 다른 부성애 연기로 비교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그렇다면 관객은 어떤 부성애에 좀 더 공감할까. 황정민이 연기한 윤덕수의 부성애는 무조건적인 헌신이 돋보인다. 동생의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피독 광부가 되고, 동생의 결혼자금을 위해 베트남으로 떠난다. 이는 그때 그 시절을 살았던 장년층과 노년층에 깊은 공감을 전하며 눈물을 쏟아내게끔 했다.
하정우가 연기한 허삼관의 부성애는 더 현실적이고 공감가능한 정서다. 아끼던 첫째 아들이 자신의 친자식이 아니란 것을 알고 난 뒤 보여주는 행동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피에 대한 애착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아내에 대한 토라짐과 아들에 대한 홀대도 이해가 간다. 순혈이 아닌 아들이지만, 피보다 진한 정으로 아들을 받아들이고 포용하는 후반부는 묵직한 감동을 선사하기 부족함이 없다.
지난해 '인터스텔라'와 '국제시장'에 이어 묵직한 감동을 선사하는 부성애 영화는 '허삼관'으로 그 바통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허삼관'은 오늘(14일) 개봉한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