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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납토성 보존관리안 두고 문화재청-서울시 공방

풍납토성 보존관리방안을 두고 문화재청과 서울시가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문화재청이 선택과 집중을 통한 핵심 문화재 분포지역 우선 살리기를 표방한다면,서울시는 특단의 재원 대책 마련을 통한 단기간의 좀 더 포괄적인 문화재 구역 조기 보상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화재청은 지난 8일 풍납토성 내부 주민 전체를 외부로 이주시키는 기존 정책 기조를 전환해 풍납토성 내부 구역 중에서도 문화재 핵심 분포 예상지역인 2권역만 주민 이주 대상으로 하고 3권역을 포함한 그 외 권역에서는 문화재와 주민의 공존에 주안점을 둔 '풍납토성 보존·관리 및 활용 기본계획'을 10일부터 변경·시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서울시는 문화재청의 이런 발표가 서울시와 합의되지 않은 일방적인 계획안이라며, 2권역뿐만 아니라 3권역 또한 3~5년 내에 조기보상을 마무리할 수 있는 특단의 재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시는 이에 따른 서울시 분담분의 부담을 다하기 위해 지방채 발행을 포함한 보상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문화재청 계획대로 추가적인 재원대책 없이 보상권역을 기존 2·3권역에서 2권역으로 축소한다고 해도 보상기간 단축 효과가 미흡해 20년이 지난 후에나 보상이 끝나고 발굴정비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주민들도 경우에 따라서는 20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며 따라서 2권역 우선 해결이라는 발표 내용은 실상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문화재청이 3권역 전체를 보상에서 제외하고 15m 건축높이 제한을 서울시 도시계획 조례인 2종, 7층 21m와 일치시켜 주민불편을 해소한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이는 최소한의 문화재 보호 원칙과 기준을 결여한 조치이며, 3권역에서 사실상 이러한 규제완화가 가능한 지역은 극히 일부분임 5%에 불과하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풍납토성은 지반이 연약한 하천퇴적층이므로 지하 2m 이내 굴착 제한을 유지하면서 7층을 건축할 경우에 지내압으로 인한 지하 유적층 훼손 개연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문화재청 관계자는 "서울시가 말하는 대로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현실적으로 2·3권역 모두를 단기간에 토지보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3권역을 마치 문화재청이 문화재 보존을 포기한 것처럼 말하지만 이 또한 실상과 전연 다르다"고 반박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3권역 건축물 허가높이를 21m로 높였다고 해서 모든 건축물이 이 높이로 들어선다거나, 더구나 그렇기 때문에 3권역 지하 매장 문화재가 파괴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문화재위원회 심의 등을 통해 개별 건축물 높이는 얼마든 제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화재위는 지하 유적 파괴 여부, 그리고 주변 경관과의 조화 등을 고려해 얼마든지 건축물 높이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화재청은 2000년 이래 풍납토성 내부를 6개 권역으로 나누어 권역별 관리지침을 정해 보존관리 정책을 시행 중입니다.

1구역은 이미 토지보상과 정비가 끝난 사적 구역이라 절대 보존지역이며, 2권역은 왕궁 집중 분포 예상지이고, 3권역은 기타 중요한 백제시대 유적이 분포할 것으로 예상하는 지역입니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과 서울시는 매년 7대 3 비율로 500억원을 투입해 2·3권역에 대한 토지보상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계획에 따르면 2·3권역 보상을 끝내는 데는 40년이 걸리는데다, 토지보상을 기다리는 주민이 많아 주민 불만과 민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문화재청은 이번 계획 변경을 통해 향후 15년 안에 2권역만이라도 우선적으로 매입을 완료할 수 있으며 그만큼 주민 불만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고 기대합니다.

반면 서울시는 2·3권역 전체 구역을 지방채를 발행해서라도 3~5년 안에 토지매입을 완료하자는 생각입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우리가 서울시와 생각이 많이 다른 듯하지만 결국 풍납토성의 본래 면모를 조속히 회복하고, 지역 주민과 공존하는 방안을 찾자는 뜻이 다를 수는 없다"면서 "좀 더 획기적인 풍납토성 보존관리 방안을 마련하고자 계속 서울시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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