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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인민생활 향상" 반복…민심 잡기 올인

북한 김정은 "인민생활 향상" 반복…민심 잡기 올인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일 발표한 육성 신년사에서 '인민생활 향상'이란 표현을 5차례나 반복했다.

김정일 '3년 탈상'을 마친 김정은 체제가 올 한해 민생 안정과 경제개발을 통한 민심잡기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고스란히 드러낸 셈이다.

김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노동당 창건 70주년, 광복 70주년이 되는 올해를 '혁명적 대경사'로 빛내야 한다며 "당 사업의 주된 힘이 인민생활 향상에 돌려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먹는 문제 해결을 강조하며 이를 주도할 '3대 축'으로 농산·축산·수산업을 제시하고 각 분야의 생산 정상화를 독려했다.

집권 4년차 김정은 정권의 안정을 위해 주민들의 먹는 문제 해결부터 해결해 민심을 얻으려는 것은 당연한 선택으로 보인다.

김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학생들을 위한 질 좋은 학용품·식료품 생산을 독려하고 어린이들의 밝은 미래를 기원하는 등 세심한 면을 부각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지난 3년간 장성택 숙청과 군부 길들이기 등으로 정치적 기반을 어느 정도 갖춘 김정은 체제가 올 한해 민심잡기에 주력해 장기적인 체제 안정을 이루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뿐만 아니라 북한은 새해에도 경제 운용 시스템의 변화 기조를 유지해 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 제1위원장은 "내각을 비롯한 국가 경제 지도기관들에서 현실적 요구에 맞는 우리식 경제관리 방법을 확립해야 한다"라며 실질적인 경제환경을 고려한 경제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정난으로 중앙집권식 경제체제가 더이상 어려워지면서 시장을 통한 공급에 기대야만 하는 현재의 상황을 수용하고 경쟁에 입각한 시장친화적 구조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은 "모든 경쟁에 의한 기업체들이 경제·기업 전략을 바로 세우고 기업 활동을 주동적·창발적으로 해나가야 한다"며 경제 주체의 자율성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는 기업·공장 자율권 확대, 포전담당제를 기본으로 한 협동농장의 처분권 확대 등 김정은 체제 들어 눈에 띄게 진전된 시장경제 요소가 올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신년사를 보면 경제적으로 자신감이 있다는 것 같다"며 "우리식 경제관리를 강조한 것은 내년에도 개혁적 조치를 확산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내부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김 제1위원장은 작년부터 추진해온 경제개발구 사업도 적극 추진해 외부자본을 끌어들이겠다는 속내도 드러냈다.

결국 김 제1위원장의 이번 신년사는 주민들에게 의식주 문제 개선에 힘쓰는 '인민친화적' 지도자의 이미지를 보여줘 내부 결속을 다지며 이를 동력으로 과감한 경제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오랜 기간 실질적 1인자로서 권력의 중심에 있었던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은 권력 정당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라며 "경제개발을 정권의 정당성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제1위원장은 이처럼 민생을 위한 경제개혁 조치를 예고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사상 무장과 '선군'을 강조, 주민들의 동요와 이탈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혁명의 사상진지를 철통같이 다져 나가야 한다"며 사상교육을 담당하는 당 간부들의 역할을 강조하는 한편 군인들에게 "수령보위의 칼을 날카롭게 벼르며 실전과 같은 전투정치훈련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근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문제에 압박을 가하면서 김 제1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영화를 제작하고 대북전단 살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주민들에 대한 사상적 고삐를 죄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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