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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신년사 주목…'김정은 시대' 청사진 제시

당 창건·분단 70주년 맞아 중대 메시지 내놓을 듯

김정은 신년사 주목…'김정은 시대' 청사진 제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0주년과 분단 70주년이 겹치는 2015년 새해 벽두에 국정운영 청사진을 내놓으며 중대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년 탈상' 이후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여는 해인 만큼 김정은 제1위원장 신년사에는 부강국가 건설과 남북관계 개선 촉구 등의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새해 첫날 조선중앙TV에 등장해 신년사를 육성으로 낭독했다. 따라서 내년에도 같은 방식으로 신년사를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최고지도자를 '무오류'의 존재로 우상화하는 북한은 신년사가 공언에 그치지 않도록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한다. 신년사가 화려한 수사의 나열이 아니라 실질적인 국정운영 지침으로 간주되는 이유다.

◇ 남북관계 개선 손짓 이어질 듯

올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 조성을 촉구한 김정은 제1위원장이 내년 신년사에서도 어떤 형태로든 대남 화해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핵과 인권문제로 고립무원의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경제 건설에 우호적인 대외적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라도 남북관계 개선이 절실하다.

북한이 올해 한미 군사훈련과 대북전단 살포 등으로 대남 비난 공세에 열을 올리면서도 지난 1월 국방위원회 '중대제안'을 비롯한 유화 제스처를 잇달아 선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제1위원장은 최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에게 보낸 친서에서도 '통일 숙원'을 거론하며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북한은 지난 12일 발표한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 보고서에서도 "북남관계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적극 노력할 것이라는 것이 원수님(김정은)의 사상이고 결심"이라고 강조했다.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이 지난 20일 성명에서 올해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모두 남측에 돌리고 대북정책의 전환을 촉구한 것도 남북관계의 새 국면을 열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내년은 광복·분단 70주년이자 6·15 공동선언 15주년이라는 점도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어느 때보다 적극적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

이에 따라 김 제1위원장이 내년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는 차원을 넘어 경색 국면의 돌파구를 열기 위한 제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 제1위원장이 남북 정당·사회단체 연석회의와 같은 포괄적인 대화의 틀을 제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 인권문제에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 해킹 사건까지 겹쳐 극도로 악화된 북미관계에 대해서도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남북관계 개선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김 제1위원장은 미국에 대해서는 강한 톤의 비난 메시지를 던질 수도 있다. 그는 지난달 말에도 '반미 교양의 거점'인 황해남도 신천박물관을 찾아 미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최근 북한이 내년에 '통 큰 외교전'을 펼칠 것이라고 예고한 만큼 꽉 막힌 대외관계를 풀기 위한 북한식 '해법'을 제안할 가능성도 있다.

◇ 노동당 창건 70주년 앞두고 경제 성과 독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내부적으로 내년 노동당 창건 기념일(10월 10일)을 장식할 경제사업의 성과를 독려하는 데 신년사의 상당 부분을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들은 70주년으로 '꺾어지는 해'인 내년 당 창건 기념일을 '승리자의 대축전'으로 빛내야 한다며 벌써부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주민들이 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북한 경제의 발전상을 체감할 수 있도록 내년 신년사에서도 주민 생활과 직결된 농업과 경공업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도의 대규모 축산단지인 세포등판과 평안북도의 청천강계단식발전소를 비롯해 내년 당 창건 기념일을 전후로 완공될 것으로 보이는 대형 건설사업을 독려하는 데도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김 제1위원장이 농장과 기업에 도입한 경제개혁 조치를 한층 과감하게 추진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북한 고위 관리가 최근 올해 곡물 생산량이 작년보다 늘었다고 밝힌 데서 보듯 경제 사정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만큼 개혁 조치를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제1위원장이 내년 신년사에서는 식량난과 같은 시급한 현안을 해결하는 것을 넘어 경제 구조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방점을 찍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제1위원장이 예년보다 강한 톤으로 '지식경제강국 건설'을 내세우며 과학기술의 비중이 큰 지식산업 발전을 독려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년 탈상을 한 북한이 내년에는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개막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치·군사 분야에서도 중요한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

작년 말 장성택 처형 이후 김 제1위원장의 '유일영도체계'를 어느 정도 구축한 토대 위에 새로운 정치적 비전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 제1위원장이 내년 신년사에서는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구호나 제도와 같은 정치적 상징체계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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