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한수진의 SBS 전망대] 홍혜걸 "공황장애, 장기적으로 치료도 잘되고 예후도 좋아"

대담 : 홍혜걸 의학박사

▷ 한수진/사회자:

최근 유명 방송인이 공황장애 진단을 받으면서 공황장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4년 새에 공황장애 환자가 82%가량 급증했다고 하는데요. 근데 공황장애를 겪으면서도 내가 공황장애인지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이번 주 홍혜걸의 <메디컬 이슈>에서는 공황장애에 대해서 좀 알아보겠습니다. 홍혜걸 박사님?

▶ 홍혜걸/의학박사: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최근 방송인 김구라 씨도 그렇고요. 유명 연예인들도 공황장애 몇 번 겪었단 얘기 들은 거 같은데요. 정확히 어떤 질환인가요?

▶ 홍혜걸/의학박사:

네, 말 그대로 굉장히 공포스럽고 당황스러운 그런 증세가 발작적으로 나타납니다. 얼마나 공포스럽냐면 ‘지금 당장 죽을 것 같다’라고 얘기를 하고요. 맥박, 가슴이 막 뛰고 숨이 턱턱 막힐 것 같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증상들이 막 나타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 증세들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건가요?
 
▶ 홍혜걸/의학박사:

네, 이게 전혀 예기치 못하는 상태에서 나타나는 거고요. 정신과 질환입니다. 실제로 몸에 혹이 있다든지 피검사를 해서 무슨 결과가 높게 나온다든지 이런 병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 병이 이름과 달리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증세하고 객관적인 예후하고 가장 일치하지 않는 병 중에 하나이기도 해요. 그래서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무슨 얘기냐면 증세는 굉장히 위중해도 실제로 이것 때문에 정말로 죽을 일은 없습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치료도 잘되고 예후도 좋은 편으로 알려져 있고요.

반대의 경우도 있잖아요. 예를 들면 ‘일과성 뇌허혈증’이란 병이 있거든요. 일종의 중풍의 전조 증세라고 할 수 있는데, 뭐 이렇게 추운 날 아침에 넥타이를 매려고 하는데 갑자기 손동작이 어색하다라든지, 자동차에 딱 탔는데, 시동을 거는 키를 잘 못 꽂아서 헤맨다든지, 이런 게 짧게 한 수분 정도 지나가면 사람들이 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거든요. ‘아 내가 좀 과로했나보다’ 사실은 근데 이런 경우는 아까 말씀 드린 주관적으로 느낀 건 별거 아니지만 실제로 중풍을 암시할 수 있는 상당히 위중한 병이고요.

반면 오늘 주제인 공황장애는 거꾸로 입니다. 정말 죽을 것 같지만 그러나 이것 때문에 나쁜 결과가 초래되는 일은 거의 없다. 좀 안심하셔도 된다, 이런 이야기를 드리고 싶어요.

▷ 한수진/사회자:

아, 근데 어쨌든 겪는 본인에게는 굉장히 힘든 건 분명한 거 같아요.

▶ 홍혜걸/의학박사:

그렇습니다. 그래서 증세를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머리가 터질 것 같다, 눈앞이 캄캄하다, 심장이 굉장히 빨리 뛰고 막 얼굴이 빨개지고 제일 또 특징적인 증세가 질식하는 듯한, 그러니까 숨이 턱턱 막힙니다.

그리고 뭐 식은땀을 흘리고 바닥에 주저앉고 뭐 이런 증세가 짧게는 수 분, 길게는 2-30분까지 쭉 지속됐다가 또 저절로 좋아지고 이러다 한 1-2주 있다가 갑자기 전혀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생기는데요.

이 질환이 연예인들에게 굉장히 많잖아요? 근데 이게 어떤 특징이 있냐면 이런 증세가 나타나면 도와달라고 막 소리를 콱 크게 지르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다고 그래요. 환자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요.

근데 이제 공공장소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잖아요. 방송을 진행한다든지 하면요. 그러니까 이런 분들에게는 공황장애가 훨씬 더 증세가 도드라지게 나타나고 그래서 아마도 미디어에 많이 부각되는 게 아닌가 싶네요.

▷ 한수진/사회자:

아, 무슨 직업적인 연관성 같은 건 없는 건가요? 박사님?
▶ 홍혜걸/의학박사:

통계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아까 말씀드린 대로 공식적인 상황, 대중 연설을 하거나 공연을 하거나 강연을 하거나 이런 분들에게는 훨씬 치명적이기 때문에 이 분들에게서 질병이 있다는 사실이 좀 더 많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거 같아요. 실제로 특정 직업과 연관성이 있다는 증거는 없지만 연예인분들에게 이 병이 더 훨씬 증세가 심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그래서 아마도 이게 좀 대중들에게 좀 과장되게 알려진다고 보여 지는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어떤 무슨 극단의 스트레스 이런 것과도 관련이 있는 모양이죠?

▶ 홍혜걸/의학박사:

네, 이 스트레스는 악화요인입니다. 원인은, 원인은 이 뇌 속의 어떤 그 유전자로 저희는 해석을 해요. 옛날에 뭐 이렇게 사자가 달려오면 두려움을 느끼고 도망가게 되니까 생존에 유리하고, 그래서 적절하게 한시적인 공포심을 느끼는 건 좋은 일이죠. 근데 이게 지나치게 과장되게 유전자가 뇌 속에서 작동을 하면 비합리적으로 특별한 일이 아닌데도 마치 내가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나타나는 것, 뭐 이렇게 저희는 해석을 하고요.

그러니까 뇌 속안의 유전자가 특히 두려움을 느끼는 중추가 지나치게 과장되게 발현된다. 저희는 그렇게 뇌 속의 병으로 인식하고 아까 말씀드린 그런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상황 이런 것들은 마치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하나의 악화 요인 정도로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스트레스가) 주된 요인은 아니군요?

▶ 홍혜걸/의학박사:

네네.

▷ 한수진/사회자:

지금 공황장애 환자 수가 4년 새에 80%이상 급증했다. 이런 통계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 홍혜걸/의학박사:

옛날에는 이런 증세가 나타나면 사람들이 엉뚱한 다른 질병으로 오해했어요. 예를 들면 심장이 막 빨리 뛴다, 그럼 이거는 심질환 병으로 오해를 하고 내과를 막 가고, 숨이 턱 막힌다 그러면 천식으로, 호흡기 내과로 갑니다. 그래서 이걸 신체적 병으로 오해를 해서 많은 환자분들이 전전긍긍하고 진단을 늦게 받고 그랬던 경향이 있었단 말이죠.
 
그런데 지금은 많은 유명 연예인들이 공황장애를 고백을 하고 언론에 증세가 소개되면서 지금은 이제 제대로 진단을 하니까 그래서 환자가 겉으로 볼 때는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 않나. 저희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환자가 늘어났다기보다는 진단이 많이 되고 있다 이렇게 해석을 하죠.

▷ 한수진/사회자:

네, 그렇군요. 어쨌든 이 치료를 하면 좋아질 수는 있다고요?

▶ 홍혜걸/의학박사:

물론입니다. 이게 정말 드라마틱하게 좋아집니다. 아주 간단한 뭐 항불안제 같은 약이죠, 정신과에서 처방하는 건데요. 이 약만으로도 정말 극적으로 좋아지고 어떤 분들은 이 약을 자기 지갑이나 핸드백 안에 넣고 다니면요. 증세가 나타나려고 하다가도 ‘아 이 약이 호주머니 안에 있지’ 그 사실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좋아지는 경우가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아, 참 마음의 병이군요. (웃음)

▶ 홍혜걸/의학박사: 네, 그래서 이게 뭐 정신과를 두려워하지 말고 가서 치료받으시고요. 이 약물치료 적극적으로 받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 약으로 마음을 치료하는 게 가능한가 싶기도 한데, 아 이렇게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단 말씀이시군요?

▶ 홍혜걸/의학박사:

네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근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아무래도 좋지 않을 거 같고요?

▶ 홍혜걸/의학박사:

아, 그럼요! 특히 이게 이제 뭐 극장에 간다든지 방송을 진행한다든지 아니면 지하철을 탄다든지 그렇게 대중들이 많이 몰려있는 곳에서 발작적인 증세가 나타났는데 창피하잖아요. 고함지르지도 못하고. 그러니까 사회생활에 굉장히 지장을 초래하죠.

▷ 한수진/사회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군요. 네, 그렇습니다. 요즘에 사실 공황장애 좀 많이 알려져서요. 주변에서도 조금 힘들면 “아 나 공황장애 인가봐” 이렇게 이야기하는 분들이 참 많아졌더라고요. (웃음)

▶ 홍혜걸/의학박사:

네. 한가지, 간단한 팁을 드리면 이제 약은 없는데, 그런 증세가 나타나면 공황장애 아니더라도 불안증세가 나타날 때는 심호흡이 도움이 돼요.

심호흡의 핵심은 아주 간단합니다. 그러니까 들숨은 짧게 날숨은 좀 길게 가져가는 그런 방식의 호흡을, 그러니까 좀 깊게 심호흡을 하는 거죠. 복식호흡으로요.

▷ 한수진/사회자:

네, 응급조치로 좋다 하는 말씀이시군요?

네, 오늘 ‘공황장애’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홍 박사님, 고맙습니다.

▶ 홍혜걸/의학박사:

네. 고맙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