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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유출' 北 연계 가능성에 주목받는 中 동북지방

'원전 유출' 北 연계 가능성에 주목받는 中 동북지방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자료 유출 사건과 관련, 해킹에 사용된 인터넷프로토콜(IP) 접속 기록이 중국 랴오닝 성 선양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이 지역과 북한의 연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이 총영사관을 둔 선양을 비롯한 중국 동북지역은 이미 10년 전부터 북한의 '해외 사이버 거점'으로 지목돼 국내에서 사이버 테러가 발생할 때마다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정부 합동수사단은 이번 사건의 범인 추정 인물이 인터넷 가상사설망(VPN) 업체로부터 할당받은 IP 가운데 20~30개가 중국에서 접속됐고 거의 모든 접속지가 선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선 수사에 혼선을 줄 목적으로 일부러 북한과 연계된 듯한 단서를 남기려고 선양을 단순한 IP 경유지로 활용했을 가능성도 있어 북한과의 관련성을 단정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고도로 훈련된 북한의 IT 인력들은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지난 2004년을 전후해 북한 접경인 랴오닝 성 단둥과 선양, 다롄 등 중국 동북지역에 대거 진출했습니다.

북한은 당시 중국 진출 초기에 중국이나 한국 기업들과 합작해 수십개의 소규모 IT업체를 세웠습니다.

북한 IT 인력의 기술력은 한동안 국내 기업들도 업무용 소프트웨어나 게임 개발을 다수 의뢰했을 만큼 상당한 수준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동북 지방에 한때 수백 명에 달했던 북한 IT 인력은 2008년 금융위기 발발과 2010년 정부의 '5·24 조치'에 따른 남북교류 중단 등으로 일감이 줄면서 상당수 업체가 문을 닫고 본국으로 철수했습니다.

현재는 예전보다 규모는 많이 줄었지만 북한의 IT 인력들이 여전히 현지 중국 기업에 취업해 소프트웨어 개발과 애니메이션 제작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선양의 한 중국 기업의 경우 2~3년 전까지도 20명에 가까운 북한 IT전문인력이 일했지만 수주하는 일감이 크게 줄어 이들의 고용을 유지하는 데 부담을 느낀 중국 측이 인원을 절반 이하로 줄였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에 남은 북한 IT 인력은 최근에는 두만강 유역 북한 접경인 지린 성 옌지, 투먼 등지의 애니메이션 제작 외주업체에도 근무하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북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에 고용된 북한 IT 인력의 규모는 줄었지만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 각 기관의 대표부와 대외 인터넷사이트 관리기구, 무역업체들에도 IT전문인력이 상당수 포진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해킹 공격을 감행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에 서버를 둔 북한의 대외 인터넷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 '우리민족강당', '류경'의 도메인 관리자 주소지는 선양이고 '조선의 오늘'은 단둥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한 대북 소식통은 "해킹은 일반적으로 독보적인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것이 아니고 의도성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탓에 국내 사이버 테러가 발생하고 IP 접속지가 중국으로 확인되면 그 배후로 북한이 자주 지목됐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1980년대 후반부터 사이버전에 대비해 IT 인력을 집중 양성한 북한은 2012년 8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 이후 전략사이버사령부를 창설했고 사이버전 수행과 관련한 인력이 5천9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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