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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빈 "'기술자들'은 족집게 과외 같은 영화"

영화 '기술자들'서 금고털이범 역 맡아

김우빈 "'기술자들'은 족집게 과외 같은 영화"
"(배우 김영철의) 눈을 보는 자체, 연기하는 것을 보는 자체가 공부였어요. 막내 입장에서 배우는 마음으로 찍었기 때문에 좋은 공부를 했고,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반항기 가득한 고등학생의 이미지는 어디 가고, 묻는 말마다 '모범생' 같은 진중한 답변만 내놨다.

영화 '기술자들'의 주연을 맡은 배우 김우빈(25)의 얘기다.

김우빈은 김홍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기술자들'에서 명석한 두뇌를 가진 금고털이범 '지혁' 역을 맡아 김영철, 고창석 등과 함께 연기했다. 영화를 끌고 가는 역할인 만큼 부담도 적지 않았을 터.

영화 개봉을 앞두고 18일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김우빈은 "'기술자들'은 제게 족집게 과외 같은 영화"라며 "그냥 배우는 마음으로 편하게 하면 좋은 작업으로 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부담감을 스스로 떨쳐내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매번 작품에 들어가기 전 자신이 맡은 인물에 대해 100문 100답을 한다는 그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지혁을 놓고 100개의 질문을 만들고 답하며 지혁이라는 인물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했다.

"처음 연기를 배울 때 숙제로 시작한 건데 그런 작업을 하면서 어느새 그 인물이 돼 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도 계속 할 예정이고요. 구인이(고창석 분) 형을 처음 언제 만났고, 날씨가 어땠고, 형이 무슨 얘기를 했고…. 시나리오에 나오지 않은 것도 상상으로 만들어 내는 거죠."

김우빈은 "작품을 할 때 그 인물처럼 지내려고 많이 노력한다"면서 "그렇게 안 하면 저 스스로 거짓말을 하는 것 같고, 카메라 앞에서 거짓말을 하는 게 힘들다"고 말했다.

"'기술자들'을 선택하고 나서 비슷한 장르의 영화는 아예 안 봤어요. 무의식적으로 따라 할 것 같아서요. 지혁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상상을 많이 했죠. 금고 내부의 소리도 진짜 소리가 들리지는 않지만 느끼려고 노력했죠."

김우빈을 위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술자들'은 요즘 대세인 김우빈의 매력 발산에 초점을 맞췄다.

이전까지는 "진짜 마음이면 표정에 묻어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해 카메라 앞에서 표정 연습도 안 했지만 이번 영화는 조금 달랐다고 한다.

"처음부터 '우리 영화는 스타일리시한 영화'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감독님이 '이게 조금 더 예쁘게 나왔지?'라고 물으시고, 머리카락 한 올도 신경 쓰셔서 저도 아무래도 신경이 쓰였어요. 처음으로 각(얼굴 각도)에 대해 생각해 봤죠. 원래 카메라 앵글 안에서 최대한 자유롭게 움직이려고 하는 편이거든요. 너무 힘들더라고요. 결국 중반부터는 포기하고 그냥 제가 하던 대로 했어요."

김우빈은 "어차피 특이하게 생겼는데 각을 신경 쓴다고 해서 꽃미남처럼 나올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웃었다.

"워낙 남자도 예쁜 분들이 많은데 갑자기 이상한 놈이 튀어나와서 생긴 대로 연기하니까 '쟤는 뭐지'라고 관심을 가져주신 것 같아요. 특이하게 생겼는데 시대를 잘 만나서 개성 있다고 표현해주시는 것 같아요. 하하."


거친 운동이나 클럽을 즐길 것 같은 외모와 달리 집에서 조용히 영화를 보거나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가끔 반주로 소주 3∼4잔을 마시는 게 취미 생활의 전부다. 남들은 재미없겠다고 하지만 자기 자신은 정말 재미있단다.

최근 영화 시사회 후 간담회에서도, 이날 인터뷰에서도 수차례 '감사'라는 단어를 언급한 김우빈은 스스로를 다스리는 방법으로 '감사일기'를 꼽았다.

"시간 남을 때마다 감사일기를 한 번씩 써요. 그냥 한두 줄 쓰는 거에요. 사소한 예로 '오늘도 아무 일 없이 잘 지나가서 감사합니다', '건강하게 지나가서 감사합니다' 이런거요. 손으로 쓸 때도 있고 휴대전화에 메모할 때도 있고, 갑자기 생각나면 식탁에 놓인 종이 영수증에 쓸 때도 있어요. 그런 행위를 하면서 저 스스로 힐링도 되는 것 같고 기분도 좋아져요. 나중에 시간 되면 해보세요. 정말 추천합니다. (웃음)"

김우빈은 내년 초 동갑내기인 강하늘·이준호(2PM)와 함께 출연하는 영화 '스물'에서 이성을 향한 혈기를 주체하지 못하는 백수 치호 역을 맡아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작품을 하는 건 운명적인 일인 것 같다"는 그는 "신중하게 저에게 더 잘 맞는 옷을 골라 입으려고 한다"고 했다.

아직 대중에게는 반항기 넘치는 혈기 왕성한 이미지로만 각인된 김우빈. 그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을까.

"삶을 되돌아 보는 나이가 됐을 때 남들이 저를 보고 '좋은 배우야' '좋은 사람이야'라고 하는 걸 듣고 싶어요. 좋은 배우, 좋은 사람의 조건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찾아가고 있고요. 이번에 '기술자들'을 하면서 느낀 건 작품 전체를 볼 줄 아는 배우가 좋은 배우라는 겁니다.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정답은 없겠지만 (정답에) 가까워지려고 열심히 찾고 있어요."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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