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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이 부당개입"…동국대 총장 선거 내홍

후보 3명 중 2명 사퇴…"사립학교법 위반" 주장도

동국대 차기 총장 선출 과정에 종단이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학교가 내홍을 겪고 있다.

후보 3명 중 2명이 '종단 개입'을 언급하며 자진사퇴한 가운데 이 학교 졸업생이 사립학교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달라는 공개질의를 교육부에 보내면서 논란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자신을 동국대 동문이라고 밝힌 이모씨는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총장 선출 과정에서 이뤄진 위법한 학교권한 침해 행위를 묵과할 수 없어 교육부에 사립학교법 위반 여부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씨는 질의서에서 "학교법인 동국학원의 일부 이사와 외부 인사들이 총장추천위원회가 이사회에 제출한 총장 선임 부의 안건을 사전에 임의로 훼손하려고 불법적인 모임을 가졌다"고 주장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교육원장 현응스님 등과 동국학원 이사장 정련스님, 이사 일면스님 등이 지난 11일 서울의 한 호텔 식당에 모여 총추위에서 이사회에 올린 후보 중 1명인 김희옥 현 총장을 불러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특히 이 자리에서 '스님이 차기 총장이 돼야 한다는 것이 종단의 뜻'이라는 발언이 나왔다며 "이는 이사회가 보장받은 사립학교법상 학교장 선출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일부 조계종단 지도부 스님들이 총장 선출 과정에 개입해 유력후보를 낙마시켜 모든 구성원의 가슴에 상처를 줬다"면서 "사학 독립성을 훼손하는 이런 불법적인 일이 다시는 벌어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총장은 지난 11일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려 "종립대학 총장직은 1회로 한정함이 좋고 연임은 좋지 않다는 종단 내외 뜻을 받들어 재임 뜻을 철회하고 물러난다"고 밝혔다.

당시 총추위가 최종 후보자로 선정한 3명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연임이 유력시됐던 김 총장이 갑작스레 사퇴한 데는 종단 내외에서 연임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게 영향을 미쳤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김 총장에 이어 또 다른 후보인 조의연 교수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논란은 더욱 불거졌다.

조 교수는 전날 연 사퇴 기자회견에서 "총장 선출 과정에서 법적 기구인 재단이사회의 권한을 초월해 종단 권력에 의해 총장 선임 절차들이 유린당했다"며 "대학의 최고기구인 재단이사회는 자율적이고 독립적으로 이번 18대 총장 선출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후보자들의 연이은 사퇴로 결국 최종 후보는 보광스님 한 명만 남게 됐다.

학교 관계자는 "당사자들의 여러 주장은 있지만 기관에서 사실로 확인된 부당 행위는 없는 상태"라며 "이사회는 오는 16일 예정대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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