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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브리핑] 일본 총선 자민당 압승…우리나라엔 어떤 영향?

<앵커>

어제(14일) 열린 일본 중의원 총선거에서 아베 총리의 자민당이 압승을 거뒀습니다. 현장 브리핑 오늘은 멀리 도쿄를 연결해서 이번 선거 결과를 자세히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최선호 특파원. (네, 도쿄입니다.) 도쿄는 우리와 시간 차가 없으니까 지금쯤이면 개표 결과가 대부분 나왔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개표가 마무리되면서 전체 475석의 주인들이 모두 가려졌습니다.

자민당은 291석을 차지했습니다.

과반은 물론이고 절대 안정의석, 그러니까 국회 모든 상임위에서 과반을 차지하게 되는 266석도 훌쩍 넘어섰습니다.

해산 전 295석에는 못 미치지만, 이번에 의석수가 5석 줄었기 때문에, 의미 있는 변화는 아닌 셈입니다.

공명당도 35석을 얻어서 자민-공명 연립 여당은 개헌선인 3분의 2, 317석을 훨씬 넘는 326석, 절대다수를 확보했습니다.

<앵커>

한마디로 표현하면 여권의 압승이다. 그렇게 말할 수 있겠군요, 그런데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들이 그렇게 인기가 없습니까?

<기자>

제1야당인 민주당의 가이에다 대표가 소선거구제로 치러진 지역구 선거에서 자민당 후보에서 졌습니다.

일본은 비례대표 중복출마가 가능해서 지역구에서 떨어져도 비례로 당선될 수 있는데, 이 비례 대표에서도 떨어졌습니다.

제1야당 대표가 아예 낙선한 겁니다.

민주당은 해산전보다 11석 늘어난 73석을 얻었지만, 웃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시모토 오사카 지사가 이끄는 유신당은 41석으로 현상유지를 했고, 망언으로 유명한 차세대 당은 19석에서 2석으로 아주 몰락했습니다.

그나마 공산당이 21석으로 약진한 정도가 야권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일본 지금 분위기가 짐작이 되는데 사실 선거 전에는 의회를 해산한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 이런 부정적인 반응이 많지 않았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민당이 압승한 이유, 일본에서는 뭐라고 보고 있습니까?

<기자>

한마디로 대안이 없어서다.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일본 SNS에서 화제가 됐던 글이 있습니다.

일본 정당들을 외식 음식점에 비유한 그런 글인데요, 제1야당인 민주당은 한 번 가봤는데, 정말 맛이 없었던 집이다.

민주당이 집권했던 시절에 대한 실망감이 여전히 아주 크다. 이런 의미가 되겠죠.

일본 유신당 같은 경우에는 라면집이 생기기만 하면 망하는 그 자리에 새로 들어선 라면 가게이다. 이렇게 표현을 했습니다.

새로 기대할 게 별로 없다. 이런 뜻이죠.

이번에 약진한 공산당 같은 경우에는 건강에 좋은 메뉴라는 건 알겠는데 아무리 봐도 맛이 없을 것 같은 집, 정말 맵기만 한 집.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그러면 결국 자민당밖에 안 남는 게 되겠죠.

자민당은 맛은 없는데, 결국 자주 가게 되는 저렴한 외식 체인점이다. 이렇게 표현을 했습니다.

결국, 대안이 없어서 간다. 이런 뜻이 될 것 같은데요, 역대 최저 투표율인 52.3%라는 수치 자체가 이런 정서를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 아베 총리의 선거 전략 자체기 선거 승리의 요인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도 있습니다.

집단자위권이나 개헌문제, 원전 재가동 이런 게 전혀 이슈가 되지 못했고요, 아베노믹스 단일 이슈로 치러진 선거입니다.

아베노믹스가 아니라면 어떤 길이 있는가, 야당이 이걸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본 유권자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도 있습니다.

어중간한 대안을 선택했다가 일본 경제가 더 몰락하면 어떡하느냐, 이런 불안감에서 어찌 보면 자민당의 압승이라기보다는 여권의 절대다수라는 현상유지를 한 번 더 선택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일본의 정당들을 음식점에 비유한 SNS 글 참, 공감이 가는데, 결국 우리 관심은 일본이 어떻게 됐든 이번 선거 결과가 우리한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것 아니겠습니까? 일본의 극단적인 양적 완화 정책을 아베노믹스가 계속 추진해왔는데, 그렇다면 엔화 약세 기조 당분간은 계속될 수밖에 없겠다. 이렇게 봐야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엔화 약세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전망이 크고요, 때문에 우리 수출기업들의 부담도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엔화가 어디까지 떨어질 것인가, 이것을 예측하기란 상당히 어렵습니다마는 과거의 엔달러 기준으로 124엔 정도가 마지노선으로 예측이 됐었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130엔까지도 각오해야 한다. 이런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원래 아베노믹스는 극단적 돈 풀기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한쪽으로는 소비세를 올리는, 그러니까 증세를 해서 재정적자를 줄이는 방안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총선으로 소비세 인상, 그러니까 재정적자를 줄이겠다는 아베노믹스의 또 다른 한 축을 허물어 버린 셈이거든요, 그 때문에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이 일본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내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일본의 일부 전문가들은 아베노믹스 생명연장, 그러니까 자민당 압승의 일등 공신을 사실 유가 폭락이다. 이렇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엔화가 크게 떨어졌고, 원전까지 가동 중단된 상황에서 사실, 유가가 폭락하지 않았다면 일본 경제가 수입 물가 인상을 견딜 수가 없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유가 폭락은 우리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만, 일본 아베노믹스에도 어찌 보면 보약이 된 상황입니다.

<앵커>

이번 선거 결과만 두고 보면 일본 국민들이 아베와 자민당의 우경화 드라이브 이걸 계속 지지한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는데, 한일관계는 어떻게 전망하고 있습니까?

<기자>

압도적 다수를 확보한 아베 총리가 본격적으로 '우파 본색'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한일 관계, 또 중일 관계 경색이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내년이 한일 수교 50년, 그리고 태평양전쟁 종전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해에 맞춰서 아베 총리는 아베 신담화를 발표할 가능성이 아주 커 보입니다.

이 신담화 내용에 따라서 한·중·일 관계는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최선호 특파원 얘기를 종합해보면, 이번 선거가 철저히 경제적인 측면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마는 이번 일본 국민들이 선택이 그동안 우경화 정책을 추진해 왔던 아베 현 정부의 또다시 한 번 잘못된 메시지를 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걱정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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