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시신 부검결과…장기없는 이유 여전히 '미궁'

경기 수원 팔달산 토막시신 부검결과가 나왔지만 단서가 될 만한 내용이 거의 없어 수사에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시신 발견 7일째를 맞은 오늘(10일)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A4용지 7쪽 분량의 시신 정밀 부검결과를 전달받았습니다.

국과수는 감정서를 통해 '사망원인은 자연사나 병사가 아닌 외인사로, 시신은 예리한 흉기에 의해 잘려나갔다'며 '신장의 사구체 및 세동맥 경화 소견으로 미뤄 사춘기 이전 연령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신장에서 독극물은 검출되지 않아 중독 가능성은 없으며 가슴부위에는 일부 손상 흔적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밀 부검결과가 나왔지만 '외인사'라는 소견외 사인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담겨있지 않았습니다.

또 사망추정 일시도 거론되지 않았고, 냉동보관 후 시신 유기 여부에 대한 소견도 없어 수사 단서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 거의 없는 수준입니다.

인위적인 냉동여부는 사망시각 추정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경찰이 국과수에 따로 문의한 사항이지만 이에 대한 답변은 없었습니다.

유기되기 전 냉동됐다면 사망(범행) 시각은 시신의 상태로 추정되는 것보다 오래됐을 수 있습니다.

특히 시신에 장기가 없는 이유에 대해서도 '우측 신장 일부 외에 (심장·폐 등)장기가 비어 있었다'고만 표기돼 있었습니다.

장기가 외력에 의해 제거된 것인지, 아니면 토막 과정에서 중력에 의해 흘러내린 것인지 등에 대한 소견은 없습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국과수는 부검 감정서에 '명확하게 밝힐 수 있는 내용'만 기재하기 때문에 애매한 부분은 아예 거론하지 않은 것 같다"며 "현재로선 피해자 신원을 밝히기 위한 DNA 대조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여성 미귀가자, 가출인, 실종자 DNA를 피해자 DNA와 대조하는 작업을 계속하는 한편 팔달산 인근지역 수색도 이어갔습니다.

아직 피해자와 DNA가 일치하는 대상자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기동대 1개 중대 등 100여명과 수색견 4마리 등을 투입한 경찰은 팔달산과 인근 주택가를 수색했지만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수거된 줄무늬 티셔츠와 목장갑 등 유류품 5점도 사건과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원전역을 포함한 인접지역을 수차례 중복 수색한 경찰은 1개 중대만 남겨 팔달산 주변을 다시 수색하고, 나머지 구역은 경기남부지역 전 경찰서가 관내 구역을 수색하는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경찰은 수색에서 수거한 유류품 중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4점을 국과수로 보내 감정을 의뢰했습니다.

감정 의뢰된 유류품은 한 식당 주변에서 발견된 주방용 칼(칼날 17㎝)과 의류수거함 안에서 발견된 혈흔 추정 의류 2점, 사건 현장 인근에서 발견된 머리카락 뭉치 등입니다.

경찰은 이들 유류품이 사건과 큰 연관성은 없을 것으로 보이나 확인 차원에서 감정을 의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경찰은 CC(폐쇄회로)TV 23개의 영상을 추가 확보, 총 48개의 영상을 분석 중입니다.

지금까지 접수된 시민제보 66건 가운데 44건은 사건과 연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22건은 확인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