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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으로 'AI 공포 트라우마' 되살아나는 진천

구제역으로 'AI 공포 트라우마' 되살아나는 진천
"올해 초 진천을 휩쓴 조류인플루엔자(AI)의 공포가 되살아나는 것 같아 걱정됩니다"

9일 충북 진천군의 한 돼지 농가에서 구제역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이 지역 축산 농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올해 초 이 지역 오리와 닭 사육 농가를 쑥대밭으로 만든 AI 공포가 뇌리를 스쳤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초 이 지역에서 발생한 AI는 100여일 가량 이어졌다.

AI가 확산하면서 농민들은 자식처럼 키우던 닭과 오리 88만3천여 마리를 살처분하는 아픔을 겪었다.

앞서 진천지역 축산 농가들은 2011년에도 구제역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당시 진천군 내에서 사육되던 돼지와 소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7만9천여 마리가 매몰처분됐다.

지난 3일 구제역이 처음 발생했을 때 곧 진정될 것이라고 기대했던 축산 농민들은 인근 돼지 사육 농가에서 구제역이 추가로 발생한 사실이 알려지자 구제역 확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며 좌불안석이다.

추가로 구제역이 확인된 농장은 최초 발생 농장에서 새끼 돼지를 분양받아 사육하던 곳이다.

최초 발생 농장은 어미 돼지 2천400마리를 비롯해 2만여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면서 진천지역 6개 농가를 비롯해 전국의 20여 곳에 새끼 돼지를 분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일 이 농장이 백신 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아 구제역에 노출됐다면 다른 농장들도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구제역 확산에 대한 축산 농가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이유다.

한 축산 농민은 "2011년과 올해 초를 기억하는 것조차 끔찍하다"며 "축사 주위를 철저히 방역하면서 구제역이 더 확산하지 않기를 기도할 뿐"이라고 말했다.

'불청객'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진천군이 각종 행사 개최 자제를 요청하자 군내 대부분의 기관·단체 등이 송년 모임뿐 아니라 전국 단위 행사까지 자발적으로 취소하기로 한 것도 이런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진천군은 백신접종을 소홀히 한 농가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영훈 군수는 이날 "백신 접종 기준을 지키지 않아 구제역이 세 번 발생한 농가가 축산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삼진아웃제'를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며 "구제역 발생 농가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것이 확인되면 살처분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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