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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콜레스테롤'로 '나쁜 콜레스테롤' 치료한다"

최근 서구식 식생활 탓으로 환자가 크게 증가한죽상동맥경화증(이하 동맥경화증)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동맥경화증은 LDL 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이 동맥 안에 쌓이면서 혈관이 좁아지는 질환으로, 내버려두면 심뇌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껏 LDL 콜레스테롤 자체를 낮추는 방법으로 치료해왔지만, 근육독성 등 부작용이 잇따라 나와 새로운 치료방법이 필요했습니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약리학교실 김승환 교수팀은 HDL 콜레스테롤(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LXR 단백질'로 동맥경화증을 치료하는 대안을 찾았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LXR 단백질은 간을 비롯한 여러 조직에서 콜레스테롤 대사를 조절하는 인자입니다.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치료 효과가 있지만, 활성화되면 중성지방 합성이 늘어나 지방간을 일으키는 부작용 탓에 신약 개발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LXR 단백질의 치료 효과는 살리고 부작용만 억제하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LXR 단백질의 중성지방 합성 경로에 관여하는 'TRAP80 단백질'을 찾아냈습니다.

이 TRAP80 단백질을 제어하면 LXR 단백질의 부작용 경로만 선택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실제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꼬리정맥주사로 TRAP80 단백질을 억제하는 바이러스를 고용량으로 투여하고 나서 LXR 단백질 활성제를 투여한 그룹은 1주일 후 중성지방이 증가하는 부작용 없이 HDL 콜레스테롤이 66㎎/㎗에서 92㎎/㎗로 40% 이상 늘어난 것으로 관찰됐습니다.

반면 LXR 단백질 활성제만 투여한 그룹은 같은 관찰 기간 HDL 콜레스테롤 증가와 함께 간 조직 중성지방 3배 증가, 혈중 중성지방 2배 증가 등의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만약 이 기술이 임상에 성공적으로 적용되면 인위적으로 HDL 콜레스테롤을 높임으로써 혈관에 쌓여 있는 LDL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돌려보내는 새로운 치료방법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했습니다.

김승환 교수는 "치료 효과와 부작용을 동시에 지니는 단일 물질의 두 가지 대사경로를 분리해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로만 선택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면서 "동맥경화증 외에도 지방간 등 다양한 질환의 신약 개발에 이 기술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결과는 의학학술지 '임상연구저널(JCI.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온라인판에 게재됐습니다.

내년 1월에는 주목할만한 연구를 별도로 싣는 'JCI Impact'에도 소개될 예정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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