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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업체 내쫓자"…서버 해킹해 증거 조작

경쟁업체 내쫓자"…서버 해킹해 증거 조작
자동차 정비이력 전송 사업을 독점하려고 경쟁사 서버를 해킹한 전산업체 대표와 이를 도운 자동차정비조합 임원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전산업체 대표는 경쟁사가 계약조건을 위반한 것처럼 전산을 조작했고, 조합 임원은 이를 빌미로 조합과 이 회사가 맺은 계약을 해지시켜 18억원대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로 자동차 정비 솔루션 개발업체인 A사 홍모 대표와 한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 임원 B씨를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연합회는 작년 9월 자동차관리법 개정으로 자동차 정비업체가 의무적으로 국토부 자동차관리정보시스템에 정비이력을 입력하도록 하게 되자 A사와 다른 전산회사인 인트라밴과 정비이력 전송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A사는 1만명, 인트라밴은 4천명의 연합회 조합원으로부터 매달 약 2만원씩을 받고 정비이력 전송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하지만 홍씨는 만족하지 못하고 경쟁사인 인트라밴을 함정에 빠뜨렸다.

홍 대표는 지난 4월 초 인트라밴 서버를 해킹해 인트라밴 회원 4천명과 회원들이 보유한 고객정보 2만2천건을 빼냈다.

그는 이중 연합회 조합원이 아닌 정비업자의 아이디(ID)를 골라 충북 청주의 한 자동차정비업소에서 인트라밴의 정비이력 전송 프로그램인 '비즈메카'에 접속, 차량정비 이력을 국토부로 전송했다.

연합회 임원 B씨는 이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한 뒤 이사회에서 "인트라밴이 비조합원도 연합회 전용 프로그램으로 정비 이력을 전송할 수 있도록 해 계약조건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인트라밴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연합회는 올해 6월 계약을 해지했고 인트라밴 측은 18억원대의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충북 청주에서 인천 지역 정비업자의 ID를 사용하는 실수를 저지른 탓에 결국 꼬리를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홍 대표는 인트라밴에서 일한 경력 덕분에 인트라밴 프로그램의 보안상 취약점을 잘 알고 있었다"면서 "퇴사 후 자기 회사를 차려 자동차 정비 솔루션 부문에서 나름 자리를 잡았는데, 훨씬 큰 회사인 인트라밴이 후발주자로 등장하자 위기감을 느끼고 B씨 등과 공모해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B씨뿐 아니라 다른 연합회 임원들도 범행에 가담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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