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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국민당 선거참패…중국 '경계모드' 돌입

타이완 집권당인 국민당이 어제(29일) 치러진 역대 최대 규모의 지방선거에서 참패함에 따라 중국 정부가 '긴장모드'에 돌입했습니다.

타이완의 제1야당인 민진당을 포함한 야권은 이번 선거에서 친중정책을 유지해온 마잉주(馬英九) 총통이 이끄는 국민당을 '최대 격전지'인 수도 타이베이(臺北) 등에서 연패시키며 권력재편을 예고했습니다.

특히 과거 험악했던 양안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진 것은 2008년 친중 성향인 마 총통의 취임이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결과가 대중관계에 미칠 파장은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타이완 언론들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국민당은 전통적인 강세지역이자 정치적 의미가 큰 타이베이와 타이중(臺中)시의 시장 등 직할시 5곳을 야권에 빼앗겼습니다.

국민당이 승리한 곳은 직할시 중에서는 신베이(新北)시 한 곳에 불과합니다.

당초 직할시 2곳은 지킬 것이라는 예상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라한 성적입니다.

국민당은 전국 22개의 직할시장 및 현(縣)·시(市)장 선거에서 15석 확보를 목표로 내세웠으나 6석을 건지는데 그쳤습니다.

각급 지방의회 의원 다수도 야권이 차지했습니다.

무엇보다 타이베이시 선거에서 야당 단일후보 격인 무소속 커원저(柯文哲) 후보가 타이완 정치계의 거물이자 롄잔(連載) 국민당 명예주석의 아들 롄성원(連勝文) 후보를 꺾었습니다.

타이베이 시장직은 마잉주(馬英九) 현 총통과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 등이 모두 거친 자리로, '총통 등용문'으로 통합니다.

국민당 참패 원인으로는 마잉주 정부의 친중노선과 부패 의혹, 실패한 경제정책 등이 꼽힙니다.

이 때문에 당장 국민당 등에서는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장이화(江宜樺) 행정원장은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전격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마 총통 역시 당 주석직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타이완 중앙사(CNA) 등은 '믿을만한 소식통'을 인용해 "마 총통은 주석직에 절대 연연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선거패배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국민당 대참패'와 '민진당 대약진'으로 요약되는 이번 선거로 양안 관계에는 '먹구름'이 끼게 됐습니다.

2008년 집권한 마잉주 정권은 전면적인 통상(通商), 통항(通航), 통신(通信) 교류로 양안 관계 협력을 추진하며 관계를 급속도로 개선시켜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선거패배로 마잉주 정부의 레임덕 현상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그동안 양국 정부가 추진해온 서비스무역협정 협상 등 각종 정치·경제협력이 암초를 만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중국은 벌써 경계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타이완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이번 선거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이런 반응은 '타이완독립' 노선을 추구해온 민진당의 대약진으로 양안 관계가 재조정 국면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경계음'을 낸 것으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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