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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브리핑] 분노한 흑인 사회…전쟁터 된 퍼거슨시

<앵커>

미국 사회가 또다시 인종갈등에 소용돌이에 휩싸였습니다. 지난 8월이었죠. 백인 경찰이 흑인 청년을 총으로 쏴서 숨지게 했던 미주리주 퍼거슨시가 지금 대혼란에 빠져있다고 하는데 국제부 김영아 기자에게 자세히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영아 기자 어서 오십시오. 처음 사건이 벌어진 건 이미 석 달이 지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 문제가 왜 다시 불거졌습니까?

<기자>

네, 어제(25일)가 이 흑인 청년을 사살했던 백인 경찰에 대한 기소 여부가 결정되는 날이었습니다.

이 발표 장면이 생중계로 미국 전역에 방송됐을 만큼 퍼커슨 시뿐만 아니라 미국 전체가 눈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었는데요, 세인트 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이 이 백인 경찰을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렇게 되자 흑인 사회가 격렬히 항의하면서 다시 소요가 확산된 겁니다.

상황을 먼저 살펴보면요, 어젯밤 퍼거슨시의 상황인데요, 도로 곳곳에서 건물들이 불타고 있고, 주차돼있던 차량들도 화염에 휩싸여 있는 모습입니다.

불기소 결정에 내린데 대하서 분노한 시위대가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불을 지른 건데, 경찰은 최루탄을 쏘면서  진압에 나섰지만, 시위대는 밤새 경찰차를 부수고 불을 지르면서 거리를 누볐습니다.

또 이 가운데 일부는 상점들을 부수고 들어가서 약탈행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퍼거슨은 인구 한 2만 명 정도에 불과한 아주 작은 도시인데요, 현재 상황은 말씀하신 대로 거의 작은 전쟁터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고요, 이 백인 경찰이 흑인 청년을 사살하는 사건이 벌어졌던 지난 8월 그 당시보다도 현재 그 폭력성이나 여러 가지 상태가 훨씬 심각한 상황입니다.

<앵커>

인명 피해가 좀 없어야 될 텐데 걱정이군요, 그런데 그 당시에 사망한 흑인 청년은 비무장상태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우리 상식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데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경찰을 불기소한 이유는 뭡니까?

<기자>

발표 내용을 들어보면 기소할만한 "상당한 근거가 없다." 이게 공식적인 내용입니다.

그동안 유족들과 흑인사회는 인종차별에 의한 살인이라는 주장을 펼쳐왔고, 경찰은 정당방위였다고 맞서 왔는데요, 대배심이 결국 경찰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밥 매컬로치/기소 대리인 : 대배심은 경찰관 대런 윌슨을 기소할만한 상당한 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대배심은 특히 이번 결정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법과 사실, 증거에 입각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요, 이 불기소 결정을 내린 대배심이 모두 12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가운데 백인이 9명이라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흑인들 입장에서는 백인이 장악한 대배심이 결국, 백인을 위한 결정을 내렸다고 받아들이는 거죠.

[시위대 : 당신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당신들을 신뢰하지 않아요.]

'핸즈 업 돈 슛.' 어제 시위에도 어김없이 등장한 구호인데요, "손을 들었으니까 쏘지 마" 이런 뜻이죠.

무기를 갖고 있지도 않았고 머리에 손까지 얹고 있는 18살 청년에게 경찰이 무려 6발을 쐈는데, 어떻게 정당방위가 되느냐, 이게 시위대의 주장입니다. 

<앵커>

피해자가 백인이었어도 이렇게 했겠느냐 이런 거겠죠. 어쨌든 소요사태가 격화되면 가장 우려되는 게 인명피해 일 텐데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주리 주 정부는요, 이번에도 경찰과 함께 주 방위군을 시위 진압에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강력하게 대체하겠다는 거죠.

당국은 어젯밤 사이에만 시위대 82명 체포했고요,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물리적인 충돌도 빚어졌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아직까지는 치명적인 부상자는 없는 상태인데요, 퍼거슨시는 현재 비상상태가 선포돼 있고요, 야간 통행 금지령이 내려졌습니다.

또 각급 학교에도 휴교령이 내렸습니다.

하지만 밤새 계속된 충돌로 현재까지 경찰 1명이 총에 맞았고, 시위대도 14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인종갈등이 이제 퍼거슨 시의 문제만은 아니고 미국 사회라는 곳이 그런 곳인데 이번 결정의 여파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이 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어제 하루 동안만 보더라도요, 퍼거슨뿐 아니라 미국의 주요 대도시에서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결국, 미국 사회 전체가 잔뜩 긴장해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는데요, 이러다 보니까 결국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시위대에 자제를 촉구했습니다.

[오바마/미국 대통령 : 병을 던지고 차를 부수고 유리창을 깨뜨린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흑인사회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보시는 장면은 뉴욕인데요, 이번 결정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어젯밤 시내로 쏟아져 나와서 시위를 하는 장면입니다.

또 뉴욕뿐만 아니라 워싱턴, LA, 시애틀, 시카고 미국의 주요 도시 곳곳에서 항의 시위가 밤새 이어졌고요, 다행히 퍼거슨을 제외한 다른 도시에서는 폭력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언제든지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고 보고 병력을 배치해서 돌발 상황을 대비하고 있는데요, 이 퍼거슨이 됐든 아니면 다른 도시가 됐든 간에 자칫 추가적인 인명피해가 발생한다면 앞으로 상황이 어떤 방향으로 흐르게 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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