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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경찰, 교토대기숙사 수색…'극좌파' 새삼 주목

서일본 최고 명문 국립대인 교토(京都)대 기숙사를 경찰이 압수수색한 일을 계기로, 거의 잊히다시피한 일본 내 좌익 과격파의 존재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일본 경시청 공안부는 13일, 대원 약 120명을 동원해 학생들이 거주하는 교토대 기숙사를 압수수색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지난 2일 도쿄에서 진행된 국영 철도 직원 해고 철회 시위 과정에서 교토대 학생 2명이 경찰관을 구타한 혐의에 대한 수사의 일환이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기숙사의 학생들이 '공권력의 부당개입'이라며 거세게 항의, 경찰과 학생 간에 몸싸움이 벌어졌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경찰을 구타한 혐의를 받는 교토대 학생들은 극좌 세력으로 구분되는 '중핵(中核)파'의 계열인 전일본학생자치회총연합(전학련) 구성원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중핵파는 1963년 4월 학생운동 단체 '혁명적 공산주의자 동맹'에서 갈려나간 세력이다.

이들은 '혁명군'이라는 테러 실행 그룹을 만들고서 나리타(成田) 공항 건설 반대를 이유로 관련 당국자 집에 시한폭탄을 설치하고, 화염방사차로 자민당 당사 방화를 시도한 일 등으로 일본 사회에 충격파를 던졌다.

중핵파 계열단체인 전학련은 1960∼1970년대에 학생운동권에서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1970년대 후반 내부 분열과 폭력성 등을 노출하면서 민심에서 멀어졌고, 세력도 약화했다.

중핵파를 포함한 일본 내 과격파는 전성기였던 1969년 그 수가 약 5만 3천500명이었지만 지금은 약 2만 명으로 줄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과격파 다수가 대학에 거점을 둔 채 학생 자치회 예산을 자금원으로 삼고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이처럼 과격파는 전반적으로 쇠퇴했지만, 갈수록 심화하는 '격차사회'에 좌절하거나 기존 학교 조직에서 '지적 호기심'을 채울 수 없다고 판단한 학생 등을 중심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의 취재에 응한 경찰 당국자는 일본 내 과격파에 대해 "조직의 유지 및 확대를 위해 폭력성을 숨긴 채 대중운동과 노동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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