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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붙을 학생만 봐라?…국가고시 포기 강요 '물의'

<앵커> 

도내 한 대학이 일부 학생들에게 국가고시 응시를 포기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해당 대학은 시험을 포기하지 않으면, 낙제점을 줘서 졸업하지 못하게 만들겠다고 협박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조기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도내 한 대학의 치위생학과 3학년인 A 씨는 오는 16일 실시되는 치위생사 국가고시를 보지 못합니다.

평소 학과 성적이 나쁘다는 이유로, 대학 측이 A 씨의 시험 응시를 막았기 때문입니다.

해당 대학 측은 최근 진로 변경에 따라 국가 고시를 포기한다는 각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했고, A 씨를 비롯해 19명이 서명했습니다.

[피해 학생(음성변조) : 강압이죠. 공부 나름 열심히 했는데 떨어지는 건 나중 일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국가고시 응시도 못하게 되니까.]

이들은 국가고시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가고시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다음 주로 예정된 기말고사 때 F 학점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럴 경우, 졸업이 안 되고, 시험에 합격한다 해도 국가고시 부정 응시자가 돼 자격을 박탈당한다는 점을 학교 측이 악용한 겁니다.

[피해 학생(음성변조) : 학과장이랑 지도 교수님들이 다 하시는 말씀이 내가 너희를 F를 안주겠다. 그 대신 이번에 국가고시를 보지 마라. 이런 식으로.]

해당 학과가 치위생사 국가고시 합격률 목표를 98%로 잡고, 합격이 확실시 되는 학생들에 한해서만 시험을 치르도록 했다고 학생들은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선택일 뿐이었다고 해명합니다.

[해당 학과 관계자(음성변조) : 일부 학생들이 자기는 성적이 좋을 필요도 없고, 교수님이 보충해서 처리를 해줄 수 있으면 졸업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들어와서 그렇게 해주기로 했거든요.]

대학이 합격률에 눈이 멀어, 학생들의 시험 기회마저 박탈한 건데, 교육 당국의 철저한 진상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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