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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더미 속 알코올중독 독거노인 세상 밖으로

쓰레기더미 속에서 술에 의존하며 홀로 외롭게 살던 노인이 동네 주민센터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습니다.

서울 영등포본동에 사는 양모(72) 할아버지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27년 전부터 가정 불화, 경제난으로 홀로 지내왔습니다.

양 할아버지는 정부의 지원과 이웃의 도움으로 월세 20만원짜리 지하 단칸방에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다가 3년 전 위암 판정을 받고 수술까지 했습니다.

수술은 무사히 끝났지만, 양 할아버지는 수술 후 방 안의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는 '저장강박증' 증세와 알코올 의존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영등포본동주민센터 관계자는 오늘(12일) "양 할아버지가 수술 이후 무슨 연유에서인지 몰라도 방 안 가득 검은 비닐봉지와 신문 등 쓰레기를 버리지 못했다"며 "2년 전부터 쓰레기를 치워주겠다고 수차례 설득했지만 완강히 반대해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방 안은 쓰레기로 가득 차 발 디딜 곳조차 없게 됐고, 각종 벌레와 곰팡이로 위생 상태가 위험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주민센터는 더 쓰레기를 방치하면 양 할아버지의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판단해 할아버지를 적극적으로 설득했고, 마침내 주민 봉사자들과 협력해 2년 묵은 쓰레기를 치웠습니다.

그새 다시 건강이 나빠진 양 할아버지는 경찰과 소방서의 도움을 받아 가까운 병원에 입원하게 했습니다.

자원봉사자 단체인 '영등포본동 좋은 이웃들'은 직접 쓰레기를 치우며 도배를 새로 하고 장판을 교체했습니다.

새마을지도자협의회는 방역을 지원했습니다.

구청과 주민센터는 쓰레기를 치웠고 재가노인통합센터는 지원자금을 내놨습니다.

영등포구사회복지협의회도 싱크대와 쓰레기로 가득한 냉장고·TV를 새것으로 바꾸는 데 나섰습니다.

양 할아버지는 퇴원 후 가까운 노인복지관과 영등포재가복지지원센터에서 도시락 배달 등 지속적으로 복지 서비스를 받게 됩니다.

백택현 영등포본동장은 "자원봉사자들과 여러 기관의 협조로 어려움에 부닥친 어르신을 더 나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게 도울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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