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시진핑, 넥타이 풀고 산책 겸 비공식 회동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파격적인 형식의 정상회담을 개최했습니다.

양국 정상은 오늘(11일) 저녁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비공식 회동을 진행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망과 CCTV가 보도했습니다.

중난하이는 시 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의 집무실과 관저가 있는 곳으로 중국 권력의 심장부로 불립니다.

시 주석은 중난하이의 '잉타이교'로 오바마 대통령을 마중 나가 악수하며 안부를 물었습니다.

시 주석은 "당신의 이번 방문 일정은 매우 빡빡하지만 우리는 국빈방문의 공식 행사와 함께 편안한 시간과 장소도 준비했다"면서 "이번 방중이 즐겁고 풍성한 성과를 거두기를 희망한다"고 환영했습니다.

양국 정상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채 짙은 색 코트 차림으로 통역 각 1명씩만을 대동한 채 산책하며 누각과 정자, 조명 등을 감상하는 모습이 CCTV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시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역사가 오래된 누각인 '잉타이'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중국 근대 이후 역사를 이해하는 건 중국 인민의 오늘날의 이상과 발전의 길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양국 정상은 계단을 올라가 회동장소로 이동해 양국 관계와 공동으로 관심이 있는 중요한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양국 정상은 양자 현안 이외에 한반도 정세와 에볼라 바이러스 문제, IS를 비롯한 테러리즘에 대한 공동대응, 기후변화 대응 등 광범위한 국제적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회동은 내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식과 공식 정상회담에 앞서 이뤄졌습니다.

중국이 이례적으로 이같은 기회를 마련한 것은 시 주석이 지난해 6월 미국 방문 시 오바마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 서니랜즈에서 격식을 갖추지 않은 파격적인 회동을 준비해 준 데 대한 답례 성격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0일 제22차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겸해 중국을 국빈방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