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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구의 해피베이스볼] 롯데만 모르고 모두가 아는 이야기

[정진구의 해피베이스볼] 롯데만 모르고 모두가 아는 이야기

2008년부터 3년간 롯데 자이언츠 출입기자로 일했다. 당시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이끌던 롯데는 참으로 매력적인 팀이었다. 홈구장의 뜨거운 열기를 보면서 ‘전 세계에 이런 야구단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매력적인 롯데지만 구단 프런트의 일처리는 기자들이 보기에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아니 만족스럽고, 말고를 떠나 뭔가 이상할 때가 많았다. 모든 문제가 상식적인 선에서 풀리지 않았다. 무리수가 잦았고, 엉뚱한 해법을 내놓기도 했다.

3년 동안 롯데 프런트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한 가지 결론에 이르렀는데, 그건 롯데 구단의 문화가 보통 사람들의 눈높이와는 조금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이 롯데 구단에서는 상식으로 통하고 있었다. 그제야 프런트들의 행동에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이상한 일들이 당연시되는 구단 문화, 바로 롯데가 그랬다. 

이번 CCTV 사찰 파문 역시 마찬가지다. 롯데 구단에서는 아마도 CCTV로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문제기 큰 일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구단 고위층이 이런 행위를 저지르면서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일은 터졌다. 결국에는 정치권까지 이 문제를 쟁점화시키기 시작했다. 팬들은 등을 돌리고 있다.

롯데가 이 사태를 조기에 수습할 수 있는 해법은 간단하다.

우선 불법 사찰을 지시한 최하진 대표를 불명예 퇴진시키고 이를 묵인한 사람들도 해임해야 한다. 최 대표는 6일 자진 사퇴의사를 밝혔지만 시기가 늦어도 아주 늦었다. 특히 자진 사퇴가 아니라 해임했어야 옳다. 롯데는 거기까지 하면 된다. 향후 이들에게 법적인 책임을 묻는 것은 사법당국이 할 일이다. 

다음은 감독 선임이다. 싸늘해진 팬심을 다시 돌리기 위해서는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유능한 리더를 영입해야 했다. 적임자가 있었다. 바로 만년 하위 롯데를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고, 선수들의 패배 의식을 지워버린 감독이다. 바로 제리 로이스터다. 로이스터 감독은 롯데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지만, 선수들에게도 깊은 신뢰를 얻은 지도자다. 분명히 그만한 적임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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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롯데 구단은 이종운 감독을 선임했다. 이 감독의 지도력을 폄훼하는 것이 아니라, 이 감독은 만신창이가 된 롯데를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시킬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그는 마땅히 물러나야 할 최하진 대표가 선임한 감독이다. 이러니 팬들이 수긍을 못하는 것이다.

롯데 사태를 풀 두 가지 해법은 이렇게 간단하다. 최하진 대표 해임과 로이스터 감독의 선임. 더구나 이 해법은 롯데 팬들 모두가 알고 있다. 누구나 다 아는 이 해법을, 지금 롯데만 모르고 엉뚱한 길로 가고 있다. 롯데는 이렇게 지극히 상식적인 문제를 이상한 방향으로 풀어가고 있다. 마치 그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면서.... 원래 롯데가 그랬다.

[사진제공:OSEN]

(SBS스포츠 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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