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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광' 짐바브웨 대통령 부인, 정치행보 본격화

아프리카 중남부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 부인 그레이스가 본격적인 정치행보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90세인 무가베 대통령의 둘째 부인 그레이스(49)는 지난 8월 집권당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의 산하조직 '여성연맹' 수장에 지명됨으로써 정치판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다음 달 열릴 집권당 전당대회에서 여성연맹 수장 승인을 받으면 집권당 정치국의 일원이 돼 막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레이스는 최근 수주간 집권당내 2인자이면서 부통령인 조이스 무주루가 "무능하고 부패한 거짓말쟁이"라며 집중 공격했다.

쇼핑을 매우 좋아해서 '구찌 그레이스'로도 불리는 그레이스의 이 같은 발언은 현지언론에 대서특필되면서 온갖 해석을 낳았다.

일각에선 그레이스가 1980년 영국의 식민지배에서 독립한 이후 줄곧 집권하며 후계자를 양성하지 않은 무가베 대통령의 후임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레이스가 무주루 부통령과 대권 경쟁을 벌이는 집권당내 또다른 선두주자 에머슨 난가그와 법무장관의 편을 들고 있다는 풀이도 나왔다.

특히 지난주에는 무가베 대통령이 집권당내 당파경쟁을 조사하기 위한 위원회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하자 집권당 '대변인'이라는 평가를 받는 관영 일간지 '헤럴드'가 "무주루가 패배 직전"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어 그레이스의 발언은 더욱 관심을 받게 됐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어느 누구도 무가베의 뒤를 잇겠다고 '도발'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무가베 대통령이나 그레이스가 어떤 일을 꾸미는지 확실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일각에서는 무가베가 종신 대통령을 꿈꾸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나온 그레이스의 이번 발언이 정계에 '장기적 충격파'가 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야당 의원인 에디 크로스는 "(결국) 무가베가 종신 대통령으로 선언되고 무주루 부통령도 직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며 "이렇게 되면 짐바브웨는 국민을 구할 수 있는 선장도 없이 암초를 향해 나아가는 배로 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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