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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년 초월해 경복궁서 만난 하멜과 네덜란드 국왕

360년 초월해 경복궁서 만난 하멜과 네덜란드 국왕
국빈 방한한 네덜란드의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 내외가 오늘(4일) 오전 경복궁을 찾아 17세기 조선에 표류한 네덜란드인 헨드릭 하멜을 다룬 재연 행사를 지켜봤습니다.

하멜은 1653년인 효종 4년 일본 나가사키로 항해 중 태풍에 휩쓸려 표류하다 제주도에 도착한 뒤 14년간 조선에 머무른 인물입니다.

그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귀국 후인 1668년 암스테르담에서 하멜표류기를 출간해 조선을 서양에 소개했습니다.

한국문화재재단이 기획 연출한 이번 행사는 하멜이 네덜란드인 일행과 함께 당시 효종을 알현하는 모습을 조선 왕실의 화려한 의복, 의장물, 궁중악 등과 함께 충실히 재연했습니다.

빌럼-알렉산더르 국왕과 막시마 왕비는 오전 10시15분 경복궁을 찾아 15분가량 근정전과 사정전, 강녕전 등 경복궁 경내 건물을 둘러본 뒤 경회루에서 행사를 관람했습니다.

국왕 내외는 행사 주관에 참여한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 스텝재단 도영심 이사장의 설명을 들으면서 시종일관 열띤 표정으로 공연을 지켜봤습니다.

국왕은 공연 중 효종의 명으로 하멜 일행이 네덜란드어 노래와 춤을 선보이는 장면에서는 정겨운 듯 폭소를 터트렸고, 하멜이 조선을 떠나고 싶다고 청하는 장면에서는 엄숙한 표정으로 대사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습니다.

행사가 끝난 뒤 도 이사장이 당시 하멜에게 효종이 내어줬던 것과 같은 나무 호패와 비단을 선물하자 국왕 내외는 "감사하다"는 말을 연발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1654년 하멜이 서울로 이송돼 효종을 알현한 지 360년 만에 재연된 것입니다.

행사에는 배우 이선호씨가 효종 역할을 맡았습니다.

하멜과 하멜 일행도 주한 네덜란드인 가운데 자원한 40명이 연기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실제 하멜의 알현 장면을 역사적 사실 그대로 복원한다는 점에서 조선의 왕실 문화 및 경회루의 아름다운 풍경을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될것이라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설명했습니다.

빌럼-알렉산더르 국왕은 행사를 지켜보면서 "한국의 왕실 문화가 이렇게 화려하고 웅장한 줄 처음 알았다"는 소감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복궁의 정전인 근정전을 바라보며 "아름답다"고 감탄한 빌럼-알렉산더르 국왕은 '건물의 배치가 굉장히 화려하면서도 중국이나 일본과는 색감이 다르다'는 느낌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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