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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김무성 너무 미워마시라" 박 대통령 파안대소

문희상 "김무성 너무 미워마시라" 박 대통령 파안대소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오늘(29일) 국회 회동은 화기애애하게 시작돼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으나, 서로 각자의 이야기만 풀어놓으면서 손에 잡힐만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습니다.

여야는 정부조직법 개정, 공무원연금개혁 시기를 놓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고, 야당이 민감한 개헌 이슈를 꺼내기도 했으나 분위기는 대체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끝나고 국회 귀빈식당에서 이어진 회동에서는 시작부터 참석자 사이에 간간이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기념촬영이 끝나고 참석자들이 모두 자리에 앉자 먼저 비교적 작은 편인 테이블 크기와 여야가 김무성 대표 제안으로 각각 왼쪽과 오른쪽에 자리한 좌석 배치를 놓고 농담이 오갔습니다.

박 대통령은 공간부족으로 촘촘하게 앉은 참석자들에게 웃으면서 "오순도순 얘기를 나누라고 테이블을 줄인 것 같다"며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국회에 오니까 감회가 새롭다. 마음을 열고 좋은 대화를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국회에 잘 오셨다. 오늘은 저쪽(여당)은 좌편이고, 이쪽(야당)은 우편"이라며 "직접 시정연설을 해주셔서 고맙다. 잘하신 일", "경제활성화 부분에 대해서는 경제박사 다 되셨나 생각했다" 등으로 덕담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공개 모두발언이 끝날 때쯤 잠시 분위기가 반전의 기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문 비대위원장이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제정책 '초이노믹스'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뒤 "듣기 거북하더라도 우파(앉은 자리 기준) 쪽 얘기를 많이 들어주기 바란다"고 말하고 김무성 대표는 "문 위원장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화답했습니다.

문 비대위원장이 곧바로 "정말이에요?"라고 놀랍다는 반응을 보여 좌중에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비공개 회동은 청와대와 여야가 서로 준비한 이야기를 차분히 풀어가는 진지한 분위기 속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공개 전환 직후 박 대통령은 국회에서 경제 관련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줄 것을 거듭 촉구했고, 이후 새정치연합 참석자들이 차례로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새누리당 차례가 되자 김 대표는 "오늘은 야당 이야기를 많이 듣겠다"며 야당을 '배려'했고, 실제 비공개 대화의 상당 부분은 야당의 발언으로 채워졌다고 합니다.

특히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개헌 문제에 대해 "당과 상의한 건 아니고 개인 자격으로 말한다"고 전제한 뒤 한참동안 이야기했고 문 비대위원장도 "개헌에 골든타임이 있다"고 거들었으며, 박 대통령은 웃음을 띤 채 별다른 반응 없이 이야기를 듣기만 해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되진 않았다고 합니다.

우 원내대표의 이야기가 끝나갈 때쯤 이완구 원내대표와 김 대표가 "오늘 개헌 이야기는 그만하자"고 말하면서 화제가 전환됐습니다.

또 회담이 끝날 때쯤엔 이완구 원내대표가 "우 원내대표가 개인 자격을 전제로 말한 개헌 이야기는 나중에 기회되면 하기로 하고 오늘 개헌 논의는 없었던 걸로 하자"고 제안하고 모든 참석자들이 동의해 이후 공식 브리핑에서는 개헌 부분이 제외됐다고 양당 관계자들이 밝혔습니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와 관련, 박 대통령에게 "내일 대표연설에서 개헌을 크게 다룰 것이니 너무 놀라지말라"고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회담에서는 이달 말까지 처리키로 여야가 합의했으나 일부 쟁점에서 이견차가 큰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서 논의가 길게 이어졌습니다.

야당 참석자들이 정부안에 담긴 해경 해체와 관련해 "컨트롤타워가 청와대에 있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입장을 개진하자,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서 정부안이 통과돼야 하는 당위성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또 여당 참석자들은 "정부조직 개편이 이뤄지지 않아 행정부가 공중에 붕 떠 있는 상황"이라며 조속한 처리를 강조했고, 박 대통령은 야당의 의견을 들은 뒤 "그런 걸 다 수렴해서 하라"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이밖에 야당에서는 전작권 전환 시기 연기 결정에 대해 "환수 시기를 밝히지 않은 것은 문제"라며 "상황이 변하면 국회 비준을 꼭 받아야 한다"고 했으나 대통령은 답 없이 웃기만 했습니다.

비공개 회동에선 최근 '상하이발 개헌 발언'으로 어색할 것으로 예상됐던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관계를 의식한 문 비대위원장의 언급에 웃음보가 터지기도 했습니다.

문 비대위원장이 박 대통령에게 "거, 김무성 대표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그건 우리가 하도 개헌하자고 하니까 (김 대표가) 그냥 이야기한 것 뿐이에요. 둘(박대통령과 김대표)이 얘기가 다르면 국민 보기에 웃긴 거에요"라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입을 가리고 파안대소를 했다고 문 비대위원장이 기자들에게 회담 뒷얘기를 소개했습니다.

회담 말미엔 김 대표가 "오늘 이렇게 이야기를 하니 얼마나 좋은가. 다음에 청와대에 같이 불러달라"고 청와대에 여야 지도부 초청을 제안했고, 박 대통령도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여당 참석자는 "야당이 경제관련법, FTA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공무원연금법도 하기는 해야 하는데 사회적 협의기구를 만들어서 추진해야 한다는 정도로 말해 이야기가 잘 됐다"며 "대통령도 회담에 아주 만족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야기할 내용을) 다 이야기했고 중간중간 대통령 답변도 있었고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가 오갔다"고 했고, 백재현 정책위의장도 기자들과 만나 "아주 진지했고 언성이 높아진 것도 없었으며 내용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진지하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회동을 마치고 여당 지도부 전원이 박 대통령을 국회 밖 차량 앞까지 배웅할 때 최근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한 김태호 의원이 1시간을 기다리고 있다가 박 대통령에게 인사를 건넨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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