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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범연의 썸풋볼] 블루스와 레즈의 격돌 : 스트레이트 vs 훅, 승부를 보지 못하다.

[한범연의 썸풋볼] 블루스와 레즈의 격돌 : 스트레이트 vs 훅, 승부를 보지 못하다.
10월의 마지막 주말을 맞아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에서는 흥미로운 대결이 이루어졌다.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첼시가 부활을 노리는 맨유의 올드 트래퍼드를 방문한 것. 양 팀 모두 핵심 공격수들이 결장했지만, 덕분에 주장 완장을 건네받은 맨유의 반 페르시와 첼시의 중심축으로 활약 중인 파브레가스에게 카메라가 집중되었다 (이 둘은 모두 아스날의 주장 출신으로, 경기장에 입장을 기다리며 반갑게 인사하는 장면이 포착되어 아스날 팬들에게는 더욱 씁쓸함을 안겨주었다).

경기는 자신들의 강점을 십분 발휘하기 위한 눈치 싸움으로 전개되었다. 첼시는 철저하게 파브레가스와 마티치의 중원을 활용했고, 맨유는 측면으로의 전개를 노렸다.
맨유의 수비진은 특히 5번의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낸 디 마리아와 공격수 반 페르시에게 가장 많은 연결을 해준 야누자이에게 계속해서 공을 연결했다. 하지만 기동력이 떨어지는 펠라이니와 마타를 중원에 내세운 탓에 공은 늘 측면으로만 돌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수비라인에서 강력한 압박에 밀린 맨유의 수비진이 중원을 향해 길게 연결한 공은 대부분 연결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를 위해 모든 궂은일을 도맡아 한 것은 블린트와 두 센터백이었다. 뜻밖에 견고한 모습을 보여준 세 명의 활약에 힘입어 첼시의 공격은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오기가 쉽지 않았다.

측면에 집중된 전개였지만, 그 위력을 무시할 수 없는 맨유의 공격이었다. 올 시즌 상대방에게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슈팅을 경기당 평균 4.3개만 허용해올 정도로 강력한 수비를 구축한 첼시지만, 이번 경기에서 맨유는 박스 내에서만 13개를 시도했고, 골대 방향으로 향한 6개의 슈팅 가운데 하나는 종료 직전 터진 동점 골이었다.

반면 첼시는 마티치와 파브레가스의 콤비 플레이와 아자르의 돌격이 잘 어우러지기는 했지만, 많은 연구를 하고 나온 듯한 맨유의 수비진을 효율적으로 공략하지는 못했다. 파브레가스의 정확한 장거리 패스를 의식한 맨유의 수비진이 경기 내내 뒤로 돌아가는 선수에 대한 대비를 늦추지 않았던 덕에 첼시의 장거리 패스는 40%의 성공률에 머물렀고, 그중 파브레가스는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다.
대신 뒷걸음질 치는 수비진으로 인해 만들어진 공간은 아자르의 차지였다. 아자르는 11번의 돌파를 시도해 7번을 성공하는 등 돌격대장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 아울러 마티치는 빼앗긴 공을 무려 10번이나 탈취해오는 것에 성공하면서, 무리뉴의 축구에서 요구되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이상적인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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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두 팀의 문제점 역시 뚜렷했다.
맨유는 공수 간격이 벌어지고, 주력 선수들의 기동력이 많이 떨어진 탓에 양쪽 측면 선수들의 드리블에 많은 부분을 기댈 수밖에 없었다. 특히 역습상황에서 선수들이 공을 가진 동료에게 접근하여 패스 플레이를 통해 속도를 살려나간 첼시와는 반대로 맨유의 선수들은 골대 쪽으로 달려가며 디 마리아와 야누자이의 고립을 자초했다.
첼시 역시 드록바의 노쇠화로 인한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는 여전히 좋은 몸과 센스를 가지고 있지만, 공을 내어주고 다시 박스 안으로 뛰어가던 전성기와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결국, 그는 경기 시간의 대부분을 골대와는 먼 곳에서 공을 받았으나 그를 대신해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선수가 부족했다. 이는 오스카에게 기대할 수 있는 역할이지만 이 경기에서 그는 피로가 쌓인 흔적이 뚜렷했다. 많은 부상자와 더불어 그리 두껍다 할 수 없는 후보 층을 가진 무리뉴 감독에게는 분명 두통거리로 작용할 부분이다.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 동점 골을 허용한 무리뉴 감독도 속이 쓰리겠지만, 홈 경기에서 숙적을 맞아 역전 골을 넣은 것 마냥 기뻐 날뛰는 선수들을 바라봐야 하는 반 할 감독 역시 기쁜 마음은 아닐 것이다. 왜 그들은 공을 주워 마지막까지 역전을 노리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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