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불청객 드론 탓에 축구장은 골머리

관중부상 우려·정치 메시지 전파·훈련기밀 누출

불청객 드론 탓에 축구장은 골머리
경기 중에 상공에 불쑥 나타나는 드론(소형 무인기) 때문에 각국 축구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영국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지난 18일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시티와 토트넘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드론으로 촬영한 40대 남성을 체포했다고 21일 보도했다.

경찰은 드론이 관중석에 추락하면 사람들이 크게 다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잉글랜드 법령은 이런 이유로 소형 무인기가 사람들이 밀집한 장소에 150m 이내로 접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체포된 남성은 취미로 경기를 촬영하려고 근처 슈퍼마켓 주차장에서 드론을 조종했다고 진술한 뒤 일단 풀려났다.

일반적으로 드론에는 고속으로 회전하는 날개가 다수 달려 관중과 충돌할 때 심각한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

최근 세르비아와 알바니아의 2016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예선에서도 드론이 큰 말썽을 일으켰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금지하는 정치적 메시지를 축구장에서 효과적(?)으로 전달했고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았다.

지난 14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경기장.

드론이 알바니아 국기와 알바니아 건국 영웅 등을 그린 깃발을 끌고 나타나 경기 중에 상공을 맴돌았다.

길게 늘어뜨린 깃발은 세르비아 선수에게 붙잡혀 빼앗겼고 이를 둘러싸고 세르비아, 알바니아 선수들이 난투극을 벌였다.

코소보의 독립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던 세르비아와 알바니아는 이 사건으로 서로 좋지 않던 감정이 더 악화했다.

올해 브라질 월드컵 본선 때는 드론이 비신사적 플레이에 대한 의심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6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개막을 앞두고 훈련하던 프랑스 선수단 위로 드론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은 비공개 훈련을 촬영해 핵심 전술을 엿보려는 의도라며 FIFA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경쟁국이나 언론이 드론으로 훈련을 지켜봤다면 프랑스로서는 전술 운영에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부상 우려, 정치·상업적 메시지 전파, 비신사적인 플레이 등 부작용이 상당한 드론을 두고 규제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프랑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드론이 깃발 대신 폭탄을 실으면 어쩔 것이냐"고 말했다.

잉글랜드에서는 세르비아-알바니아 사태 직후 드론의 활용을 더 엄격하게 규제하기 위한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