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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는 불법조업 중국어선과 '전쟁중'

서해는 불법조업 중국어선과 '전쟁중'
"중국어선 해역 침범. 단정은 출동 준비하라."

어제(15일) 오후 7시 20분 전남 홍도 북서쪽 45마일 해양경찰청의 불법조업 중국어선 단속현장.

갑자기 불법조업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가 배 전체에 쩌렁쩌렁 울렸습니다.

우리 해역을 넘어온 중국어선들이 정지 명령을 무시한 채 떼 지어 달아나고 있었습니다.

기함인 군산해양경찰서 3천t급 경비함 3010함 함교에선 함장의 경력 투입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도주로를 차단하라." 함장의 명령에 따라 중국어선을 나포할 해경 검거조 16명이 k-5 권총과 고무탄총 등으로 무장하고 고속 단정 2척에 나눠 탔습니다.

단정이 빠른 속도로 중국어선을 향해 접근하자 그 사이 NLL을 5마일이나 넘어와 있던 중국어선은 황급히 그물을 걷어 올리고 선수를 돌려 달아났습니다.

하지만 단정의 추격을 따돌리는 것은 역부족.

단정을 어선에 바짝 붙인 검거조들은 어선의 선수에 재빠르게 뛰어올랐습니다.

중국어선들의 폭력 시비가 한창 예민한 문제로 불거져 있었기 때문일까, 선원들은 예상보다 쉽게 투항했습니다.

당황한 표정이 역력한 중국선원 19명은 머리에 손을 올린 채 체포됐습니다.

3010함이 어선을 향해 서치라이트까지 비추자 '꾀죄죄한' 내복 차림의 선원들은 고개를 떨궜습니다.

선장은 경찰들의 질의에 주눅이 들었는지 몸이 굳어 있었습니다.

그는 순순히 범죄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조사 결과 검거된 Y호는 200t급으로 NLL을 침범해 양미리 등 어획물 2천500㎏을 잡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다른 어선을 단속하는 과정에서는 해경 요원들이 쇠창살이 설치된 어선 선미 쪽으로 올라타려다 중국어선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는 바람에 단정이 뒤집히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검문검색요원 최모 경사 등 7명이 바다로 빠졌으나 다행히 함께 있던 다른 고속 단정에 의해 모두 구조됐습니다.

이 배는 해경의 검문검색을 비웃기라도 하듯 유유히 달아났습니다.

박세철(32) 순경은 "중국어선이 저항하는 과정에서 식칼과 가스통, 소화기를 고속 단정에 던져 때론 생명의 위험을 느낀다"며 "20㎏ 넘는 제압·보호장비를 착용한 채 갑판에 오르는 게 쉽진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최근 성어기를 맞아 중국어선 600여 척이 수시로 NLL을 침범하고 있어 해경은 한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 새벽 2시 30분에도 군산 앞바다에서 불법조업 중인 중국어선 1척이 해경에 덜미를 잡히는 등 어제, 오늘에만 모두 4척이 검거됐습니다.

해경은 어제와 오늘 군산 앞바다를 비롯해 배타적경제수역에서 함정 24척, 항공기 3대 등을 동원해 특별단속을 벌였습니다.

송일종 군산해경서장은 "배타적경제수역 경계선에 수십 척씩 떼 지어 있던 중국 어선들이 한밤중에 몰래 경계 넘어 조업하다가 단속 낌새가 있으면 달아나곤 해서 선제 검색이 중요하다"며 "이들 어선은 우리 해역에서 조기와 오징어, 잡어까지 싹쓸이해 수시 단속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경은 나포 어선에 대해 최대 1억5천만원의 담보금을 부과할 계획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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