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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도로공사, '박 대통령 공약'까지 포기하나

[취재파일] 도로공사, '박 대통령 공약'까지 포기하나
18대 대선을 꼭 일주일 앞둔 지난 2012년 12월 12일,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이 포항역 앞에서 유세를 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포항과 삼척을 잇는 동해안 고속도로망을 구축해서 관광 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지역 경제를 확실하게 살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포항의 새로운 도약, 저에게 맡겨주십시오"라고 호소했습니다. 이 포항-삼척 고속도로는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집에도 명시돼 있습니다. (140 페이지)

● 도로공사 "19개 고속도로 보류 또는 연기"

이번 국정감사에서 한국도로공사의 내부 문건이 공개됐습니다. '2014~2018년 고속도로 중기투자계획'이라는 8쪽짜리 문건입니다. 올해 5월 작성됐고 부사장과 사장의 결재까지 끝난 상태였습니다.

문건의 핵심 내용은 "도로공사의 부채를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오는 2018년까지 투자 규모를 연평균 3조 2천억 원에서 2조 5천억 원으로 조정하겠다"는 것입니다. 즉, 해마다 평균 7천억 원 정도의 투자를 줄이겠다는 내용입니다.

당연히 대대적인 고속도로 추진 계획 변경도 수반됐습니다. 고속도로는 크게 '공사 중인 것'과 '설계 중인 것', '계획 중인 것'으로 구분했습니다.

먼저 공사 중인 고속도로 중에서는 투자 한도와 경제성을 감안해 6개 고속도로의 개통을 늦추기로 했습니다. 해당 고속도로는 표와 같습니다.
취파
설계 중인 고속도로 중에선 5개의 착공을 연기하고, 1개는 공사 기간을 연장하며, '경제성 없는' 2개는 아예 착공을 보류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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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계획 중인 고속도로 중에서는 역시 '경제성 없는' 3개 고속도로는 추진을 보류하고, 사업추진 방식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2개의 고속도로는 최소 소요를 반영하기로 했습니다.
취파

이렇게 공사 기간을 늦추거나 추진을 보류하기로 한 고속도로는 모두 19개에 달합니다. 특히 착공을 보류하기로 한 '포항-영덕' 고속도로와 사업을 보류하기로 한 '영덕-삼척' 고속도로는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한 '포항과 삼척을 잇는 고속도로'입니다. 다시 말해,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도로공사가 '부채 감축을 위해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에 다름 아닙니다.

● "무책임한 계획"…지역 주민 반발 예상

개발을 기대했던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예상됩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이언주 의원은 "과거 경제성 없는 고속도로 건설로 부채가 늘어난 것은 정부와 도로공사의 책임"이라며 "이미 추진이 결정돼 국민의 신뢰가 형성돼 있는데도, 부채를 줄이겠다는 명목으로 이제 와서 변경을 논하는 것은 굉장히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제대로 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경북 영양 영덕 봉화 울진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도 도로공사 계획의 전면 수정을 요구했습니다. 강 의원은 "도로공사의 계획은 교통 낙후지역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무책임한 계획"이라며 "도로공사는 투자계획을 수정하고 고속도로 건설 사업의 적기 완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논란이 일자 도로공사는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와 조율을 거치지 않은, 자체적인 계획"이라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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