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분기 실적 전망치도 석 달 새 '반토막'

삼성전자가 올해 2~3분기 연속 '어닝 쇼크'(실적부진 충격)를 내면서 4분기 실적에도 먹구름이 끼었습니다.

스마트폰 부문의 실적 개선이 내년에야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증권사들이 내놓은 삼성전자 4분기 실적 전망치가 석달새 거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오늘(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최근 1개월간 제시한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평균은 4조6천770억원으로, 3개월 전(8조4천718억원) 추정치보다 44.8% 하향 조정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8조3천113억원)과 비교하면 43.7% 적은 것입니다.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개월 전 8조원 중반대에서 2개월 전 7조5천163억원으로, 한 달 전에는 6조5천508억원으로 매달 1조원 가까이 깎여나갔습니다.

최근 한 달 사이에는 조정폭이 2조원에 달해 하향 추세가 더욱 가팔라졌습니다.

아직 3분기처럼 '3조원대' 전망치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9월 말부터 4분기 영업이익을 '4조원대 초반'으로 점치는 증권사들도 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전망치 하향 조정이 계속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키우는 대목입니다.

증권사별로는 KTB투자증권이 4조1천604억원으로 가장 낮은 전망치를 제시했고, SK증권이 4조3천390억원, 현대증권이 4조3천47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봤습니다.

이어 유안타증권(4조3천900억원), IBK투자증권(4조3천990억원), 신영증권(4조4천40억원), 우리투자증권(4조4천220억원), LIG투자증권(4조4천300억원), 신한금융투자(4조4천650억원) 등이 4조원 초반대의 영업이익을 예상했습니다.

최근 한 달 사이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전망한 증권사 21곳 중 5조원대를 전망한 곳은 5개 회사에 그쳤습니다.

아이엠투자증권이 5조4천800억원으로 전망치가 가장 높았고, BS투자증권(5조4천300억원), 유진투자증권(5조2천100억원), 메리츠종금증권(5조820억원), 하이투자증권(5조390억원) 등이었습니다.

투자의견은 거의 모든 증권사가 '매수'를 유지했고 아이엠투자증권만 '보유'를 제시했습니다.

대부분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일회성 요인이 아니라 구조적인 부진에 따른 것이어서 4분기에도 당장의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애플의 '아이폰6'이 강력한 경쟁 제품으로 위세를 떨치고 있는데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날로 기술 격차를 좁혀오고 있어 스마트폰 부문에서의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간에 품질 차이가 급격히 좁혀지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중저가폰에 대한 전략을 전면 재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연간 3억대 이상 하루 100만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판매하는 삼성전자가 하루아침에 방향타를 돌려 속도를 내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중저가폰 라인업을 선보이며 대응에 나섰지만, 한결 나아진 성적표를 받아보려면 내년 1~2분기는 되어야 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오상우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분기별 감익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4분기 신제품 출하에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