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부 갈등을 빚어온 KB 금융지주의 수뇌부가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금융지주사의 회장과 행장이 동시에 중징계를 받는 건 처음입니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즉시 사임했지만, 임영록 회장은 사퇴를 거부했습니다.
한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금융감독원은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 모두 내부 통제를 소홀히 한 책임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담당자들이 새로 도입하려는 전산시스템에 유리한 쪽으로 관련 서류를 조작한 사실을 사전에 적발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두 사람에 대한 경징계를 의결한 2주 전 제재심의위원회의 결정을 사상 처음으로 뒤집고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 경고'를 내렸습니다.
[최수현/금융감독원장 : 금융지주사와 은행 간의 불화와 갈등으로 금융회사의 경영 건전성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히 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호 행장은 "은행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다"는 입장을 밝히고 곧바로 사임했습니다.
반면, 임영록 회장이 수장으로 있는 KB금융지주는 보도자료를 통해 "우려하던 결과가 나와 안타깝다"며 "앞으로 명예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실상 사퇴 거부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노조는 부당 인사개입 의혹을 받는 임 회장이 사퇴하지 않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오늘(5일)부터 임 회장의 출근 저지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통해 사퇴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혀 KB금융지주 안팎의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