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모와 네모, 노른자쇼핑과 노란자쇼핑, 유병언 전 세모 회장이 직접 이름을 지어 특허청에 등록한 상표들입니다. 유 씨 일가는 이런 이름들을 1천300개 넘게 등록해놓고 계열사들로부터 사용료를 받는 '상표장사'를 통해 수 백억원을 챙긴 걸로 드러났습니다.
이호건 기자입니다.
<기자>
사고 선박 세월호의 이름은 유병언 전 회장이 지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월호가 취항하기 직전인 지난해 1월 차남 명의로 특허청에 상표권을 등록했습니다. 오하마나호를 비롯한 청해진 해운소속 배 다섯 척과 세모 같은 계열사 이름도 대부분 유 전 회장이 지었습니다.
[이 모 씨/유병언 씨 전 측근 : 모든 이름은 유병언이 지어요. 회사 뭐 배 이름… 모든 걸 유병언이 짓는다고요.]
유 씨 일가는 이 이름들을 지어 주고 계열사들로부터 지나치게 많은 사용료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세월호 상표권료로 청해진해운이 유씨 일가에게 지급한 돈은 모두 1억원, 세월호가 100회 정도 출항했으니 한 번 운항할 때마다 이름 값으로 100만원씩을 낸 셈입니다.
세월호 뿐만이 아닙니다. 유 씨와 두 아들 명의로 특허청에 등록된 상표는 무려 1천345개에 이릅니다. 이 상표를 사용한 대가로 유씨 일가는 지난 10년 동안 계열사 11곳으로부터 수 백억원을 챙겼습니다.
유 씨의 40년 측근인 세모 대표 고모 씨는 이름 사용료를 준 건 맞지만, 액수가 많진 않다고 주장합니다.
[고 모 씨/유병언 씨 최측근 : 원래 아이디어맨이니까 상품 이름도 지어주고 다지어준다니까요. 사용료를 내는 데도 있고, 안 내는 데 있고…그 양반이 사실 특별하게 수입원도 없고 그러니까.]
검찰은 유 씨 일가가 상표권 수입으로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자금 내역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또 상표권 사용료가 적정했는지를 확인해 배임이나 횡령 여부를 가릴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