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이 사고 현장에 도착하기까지의 37분. 그 시간 진도관제센터와 세월호간에는 다급한 대화가 오갔지만, 해경은 전혀 몰랐습니다. 해경이 미리 세월호의 상황만 알고 갔더라도 훨씬 더 많은 인명을 구했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이 또 듭니다.
류란 기자입니다.
<기자>
오전 9시 35분, 123 경비정이 세월호로 접근합니다. 기울어진 선체와 쏟아진 화물만 보일 뿐 승객은 한 명도 없습니다. 화면 상으론 여객선이 아니라 화물선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이형래/목포해경 경사, 사고 당시 출동 : 저희 기대랑 다르게 해상에 사람이 없었습니다. 저희도 갑자기 당황을 했고요.]
경비정은 뱃머리와 꼬리를 오가며 탈출한 선원들을 구하는데 급급합니다.
출동한 경비정이 사고 해역에 도착하는데 걸린 시간은 37분. 그 사이 경비정과 세월호 사이엔 교신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김경일/해경 123정 정장 : 9시부터 2분간 교신을 했습니다. 그때 주파수가 안 잡혀서 제가 '지금 교신이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고.]
경비정과 해경 진도 관제센터 사이에도 정확한 정보교환이 없었습니다.
경비정이 도착하기 전, 진도 관제센터는 주변의 선박들에 세월호의 침몰 소식을 전하고 승객 구조를 요청한 상황이었습니다.
[귀선 우현 전방 2.1 마일에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중에 있습니다. 구조협조 부탁드리겠습니다.]
이 사실을 미리 파악했다면 선내 승객들에게 탈출 지시를 내릴 수 있었지만, 해경은 교신 내용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해경은 바다로 뛰어든 사람들을 구명보트로 구조할 뿐 선내로 들어가 탈출 지시를 내릴 엄두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출동부터 도착까지 37분. 골든타임 만큼 중요한 이 시간을 날린 해경은 민간 어선들과 비슷한 수준인 탈출 승객 81명을 구조하는 데 그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