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 오키나와의 작은 섬마을이 우익교과서를 채택하라는 아베 정권과 4년째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외로운 싸움을 도우려고 시민단체까지 결성됐습니다.
도쿄 김승필 특파원입니다.
<기자>
오키나와 남서쪽, 인구 4천 명의 섬마을 다케토미초입니다.
교과서 협의회가 채택한 우익교과서를 거부하며 4년 동안 외로운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마을이 채택을 거부하고 있는 교과서입니다.
왜곡교과서로 악명높은 후소샤의 자회사인 이쿠호샤에서 나온 겁니다.
이쿠호샤 설립에는 아베 총리가 깊이 관여했는데 3년 전 교과서 출판 기념회에 참석해 연설도 했습니다.
[아베 총리/당시 중의원 (2011년 5월) 출처:유튜브(YAMATO PRESS) : (도쿄서적과 다르게) 교육이념을 확실히 받아들여 이번에 교과서를 만든 회사가 '이쿠호샤'라고 확신합니다.]
도쿄서적과는 대조적으로 이쿠호샤의 교과서엔 위안부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태평양 전쟁 당시 오키나와 전투에 대해 도쿄서적은 "일본군에게 살해당한 주민도 각지에 있었다, 일본군에 의해 피난호에서 쫓겨나자 집단 자살하기도 했다"며 일본군의 만행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이쿠호샤 교과서는 "미군의 맹공격으로 도망갈 곳을 잃고 집단자결하는 사람도 있었다"며 책임을 미국에 돌렸습니다.
아베 정권은 도쿄서적 사회 교과서를 채택한 다케토미초에 사상 첫 시정명령을 내린 데 이어 이젠 법까지 바꿔가며 압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케토미초는 독자적인 교과서 채택위원회를 만들겠다며 버티고 있습니다.
다케토미초의 외로운 투쟁을 돕기 위한 시민 단체가 결성되는 등 작은 섬마을이 왜곡교과서 거부 운동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안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