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치려고 땅굴을 판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두 달 동안 삽으로 파들어간 땅굴의 길이가 무려 80m나 됐는데, 송유관 도굴 사례 중 최장거리입니다.
KBC 박성호 기자입니다.
<기자>
전북 순창의 한 농장.
창고 한 켠에 커다란 구덩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구덩이 한쪽 면에 뚫린 구멍으로 들어가자 환기 시설과 전등까지 갖춘 땅굴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48살 이 모 씨 등 4명이 근처를 지나는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 동안 판 땅굴입니다.
이들이 범행을 위해 판 땅굴의 길이는 모두 80m, 보시는 것처럼 육안으로도 그 끝을 확인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국내 송유관 도굴 사례로는 최장 거리입니다.
이 씨 등은 인터넷을 통해 기름을 훔치는 기술을 습득한 뒤 송유관 매설 지역에서 130m가량 떨어진 폐농가를 빌려 범행을 진행했습니다.
이들은 주변의 의심을 사지 않도록 소음을 내지 않기 위해 기계를 쓰지 않고 삽 등을 이용해 수작업으로 땅굴을 파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동네 주민 : 방범대원이 야간에도 하루 한 번씩 여기 고개까지 순찰을 해도 전혀 몰랐죠.]
땅굴을 파면서 4천만 원을 썼지만, 첩보를 받은 경찰의 수사 끝에 범행은 결국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이길영/여수경찰서 강력계 :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 중이었는데 수사망이 좁혀오니까 자수를 했습니다. ]
경찰은 48살 이 모 씨 등 4명을 특수절도 미수 및 송유관 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