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 사과만이라도…" 위안부 할머니 통한의 22년

<앵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수요집회를 시작한 지 22년이 됐습니다. 살아있는 위안부 할머니는 56명에 불과한데, 일본은 언제쯤 진심어린 사과를 할 수 있을까요? 

엄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22년 전인 1992년 1월 8일 수요일,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 울분의 집회가 시작됐습니다.

백발 성성한 여든 넘은 할머니들은 오늘도 매주 섰던 그 자리에서 1108번 째 수요집회를 열었습니다.

[김복동/위안부 피해 할머니 : 나라가 힘이 없어 억울하게 끌려가서 수년간 고생하다가 해방돼서 돌아와도 아직 우리는 해방이 안됐습니다.]

매주 집회를 거듭할수록 국내외 뜨거운 공감이 이어졌고, 분노의 상징 소녀상까지 세워졌습니다.

집회 참가자들이 준비한 22주년 케이크의 불도 끄고 학생들의 공연도 보면서 할머니들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님을 느낍니다.

22년 전 바로 오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작지만 힘찬 함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렇게 온몸이 얼어붙는 추운 날씨에도 할머니들과 소녀상을 지키는 백여 명의 시민들은 집회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곳 좁은 길 바로 옆 일본대사관은 여전히 굳게 닫힌 상태입니다.

피해를 증언했던 239명 가운데 생존한 위안부 할머니는 이제 56명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