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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영화 '변호인'의 주인공들, 지금은

이동형 작가

▷ 서두원/사회자:

우리 역사를 알고 배워보는 시간이죠. <근현대사 산책> 이동형 작가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동형 작가:

안녕하십니까.

▷ 서두원/사회자:

오늘 어떤 이야기 준비하셨습니까?

▶ 이동형 작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겪었던 부림사건을 주제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 영화 <변호인>이 개봉 첫 주 만에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연일 화제를 낳고 있습니다. 영화 시작 전에 보시면 알겠지만,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허구입니다. 명시되어 있거든요.

▷ 서두원/사회자:

바탕은 실화이지만 스토리 안에는 허구가 섞여있다.

▶ 이동형 작가:

네. 영화가 주는 강렬함,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 송강호 씨의 명연기 등이 어우러지면서 올해 흥행 면에서 가장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7번방의 선물”보다 같은 기간 더 많은 사람이 관람을 해서 지금 같은 추세라면 1천만 명을 넘길 거라는 추정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영화가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영화적 상상력은 어느 정도 가미되었는지. 당시 주인공들은 지금 어떤 삶을 살고 계신지에 대해서 많이 궁금해 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 서두원/사회자:

관객들은 송 변호사하고 국밥집 아들과의 관계를 궁금해 하는 것 같던데요.

▶ 이동형 작가:

영화를 감동적으로 보신 분들에게는 죄송스럽지만 이것은 영화적 상상력이 가미된 부분입니다. 사실과 다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사법 고시 합격하기 전에 가정 형편이 안 좋아서 울산에 있는 막노동판에서 노동을 한 적이 있는데, 소위 ‘노가다’ 라고 하죠. 그 막노동판에서 우리가 왜 건설사 식당, ‘함바집’ 이라고 있잖습니까. 거기서 2천 원의 외상값을 떼먹고 도망친 적은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에서처럼 식당집 아들이 나중에 부림사건에 연루되었다. 이것은 영화적 허구라고 볼 수 있겠죠.

▷ 서두원/사회자:

부림 사건은 81년 7월에, 용공 조작사건이죠.

▶ 이동형 작가:

네. 그렇게 봐야겠죠.

▷ 서두원/사회자:

영화를 보면 검찰 당국이 부림사건 관련자들을, 이적 표현물을 학습해서 정부를 정복하려 했다라는 이유를 들면서 이적표현물 학습, 무슨 책을 보았느냐, ‘역사는 무엇인가’,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전환시대의 논리’. 이런 책을 증거로 제출했는데 이 책들은 지금 사회과학 필독서나 명작으로 꼽히고 있는 책들 아닙니까?

▶ 이동형 작가:

지금은 그렇죠. 그런데 그 당시에는 이것을 방금 말씀하신대로 이적 표현물, 적을 이롭게 한다, 이렇게 했으니까 문제가 되었는데 이 이야기는 사실입니다. 영화를 보면 송 변호사가 영국 대사관에 의뢰해서 E.H.Carr(Edward Hallett Carr)가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다. 이것을 밝혀낸 에피소드가 있지 않습니까. 이것도 실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했던 일입니다. 당시 피해자들이 독서모임을 가지면서 이런 책들을 서로 빌려보고 돌려주고 돌아가면서 봤거든요.

▷ 서두원/사회자:

사회과학 독서 모임이 용공 조작으로 몰린 것이죠. 22명이었는데요.

▶ 이동형 작가:

총 22명 이었습니다. 이것을 보고 소위 말하는 빨갱이 사건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조작되었다고 볼 수 있는 한 단면이라고 봐야겠죠.

▷ 서두원/사회자:

영화에서는 당시 공안 당국이 사건 관련자들에 대해 고문을 가하고 심문하는 모습이 등장하는데 재판장에서는 변호인이 변호를 할 때마다 방청석이 울음바다가 되는 장면, 이런 것도 나왔는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합니까?

▶ 이동형 작가:

이것도 사실입니다. 사건 관련자들에게 경찰이, 영화에서도 나옵니다만 각목을 이용해서 심한 매질을 하지 않습니까. 주인공이 통닭구이를 당하는 모습도 나오는데 이것도 다 사실이었고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어떻게 보면 이 사건을 처음부터 맡으려고 계획했던 것은 아니고 김광일 변호사가 맡지 못하면서 얼떨결에 맡게 되었거든요.

▷ 서두원/사회자:

네. 선배 김광일 변호사요.

▶ 이동형 작가:

그런데 이 사건을 맡고 나서 보니까 피해자들이 고문당하고 이런 모습을 보고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고 해요. 본인 말로, “나도 내 정신이 아니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법정에서 어떻게 보면 혼신을 다해서 변호를 했고요.

▷ 서두원/사회자:

그 때 변호사가 5명이었던가요?

▶ 이동형 작가:

네. 공동 변호사 중 한 명이 노무현 전 대통령 이었죠. 그러니까 거기서 검사, 판사와 치열한 법리 논쟁도 하고 그래서 방청석에 있는 많은 가족들이 울고 그랬다고 해요. 돈 잘 버는 조세 변호사, 당시 부산에서 세 손가락에 드는 잘 나가는 변호사였는데요. 이 사건을 계기로 인권 변호사로 바뀌게 되었죠. 노무현 변호사가요.

▷ 서두원/사회자:

영화 속 송 변에게 부림사건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던 김광일 변호사 이야기도 자세히 나오나요?

▶ 이동형 작가:

그렇습니다. 실명으로 나오지는 않는데요. 누가 봐도 김광일 변호사의 모습이었죠.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담당검사가, 원래 이 사건은 김광일 변호사가 맡으려고 했거든요. 김광일 변호사가 부산에서 유명한, 이홍록 변호사와 함께 부산을 대표하는 인권 변호사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담당 검사가 이홍록이나 김광일이 이 사건의 변호를 맡으면 당신들도 학생들과 같이 사건과 엮어버리겠다.

▷ 서두원/사회자:

최병국 검사, 부산지검 최 검사가 그랬죠.

▶ 이동형 작가:

네. 이렇게 협박하는 바람에 김광일 변호사는 자신이 나서지 못하고 소위 말하는 대타가 필요했죠. 그래서 당시 잘 나가던 노무현 변호사에게 변론을 부탁하게 된 겁니다. 훗날 노무현 변호사가 정치인으로 변신하지 않습니까. 이것도 김광일 변호사가 당시 김영삼 민주당 총재에게 노 변을 추천해서 이루어진 것이고 김광일 변호사 본인도 13대 총선에서 부산 중구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서 당선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3당 합당 때는 의외로 YS를 따라가지 않았어요. 이후에 다시 김영삼 대통령을 만나서 비서실장을 지내셨죠. 이회창과의 갈등으로 김윤환, 조순 의원 등이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민국당을 만들 때 참여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 신당이 실패하면 부산 사람들은 영도다리에 다 빠져 죽어야 한다, 이런 지역감정 조장 발언을 해서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었죠. 그래서 김광일 의원의 영도다리 발언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과거 부산 민주화 운동의 대부였던 김광일의 변절, 혹은 변신에 안타까움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 서두원/사회자:

부림사건은 81년에 일어났던 여러 가지 용공 조작 사건 중에 하나인데 말이죠. 당시 이 사건과 관련해서 법정에 섰던 사람들, 이후에 어떻게 되었죠?

▶ 이동형 작가:

부산대를 졸업하고 선반공으로 일하다 잡혀간 당시 27살의 이상록 씨는 이 사건 이후에 고문 등 가혹행위에 대한 충격을 결국 극복하지 못하고 8년간 정신병원 투쟁을 하다가 사망했습니다. 또한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가 잡혀간 당시 30살의 송세경 씨는 그 부인이 지극 정성으로 법정을 뛰어다니고 남편의 옥바라지를 열심히 해서 주목을 받았었는데 그 송세경 씨의 부인이 지금 아우성, 성교육으로 유명한 구성애 씨입니다. 또 상업에 종사했던 39살 김재규 씨는 노무현 정부 때 국립공원 관리공단 이사장을 역임했고요. 부산대 77학번이었던 이호철 씨는 당시 노무현과 인연을 맺어서 그의 선거 운동원이 되고 그 후에 국회의원 할 때는 보좌관을 했었고 결혼할 때는 주례를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해주었고 결국 청와대까지 같이 갔었죠. 그래서 민정수석까지 역임하고 퇴임할 때 같이 봉화마을에 내려가는 그런 관계를 끝까지 맺었습니다.

▷ 서두원/사회자:

이호철 전 수석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관계가 오래가게 된 것은 그 때 그 사건 때문이라고 봐야겠네요.

▶ 이동형 작가:

그렇습니다. 그 때 인연이었죠. 이호철은 당시 노 변호사에 대해서요. 이렇게 증언했거든요. “노 변은 부산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잘 살았다. 그러나 나에게도 반말하지 않았다. 늘 호철 씨라고 불렀고 겸손하고 샤이한 사람이었다. 수감 생활을 마치고 노무현 변호사에게 인사하러 갔더니, 밥 먹으러 가자고 했다. 꼬리곰탕을 사주더니 목욕가자고 했다. 이렇게 하면서, 너무 잘 해주었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죠.

▷ 서두원/사회자:

영화에서 그 담당검사, 그 이후 어떻게 되었죠?

▶ 이동형 작가:

영화 속에서 알리와 포먼이 싸웠을 때 김일성이 알리 편을 들고 피고인들이 알리 편을 들면 그것도 이적행위냐, 이렇게 싸운 장면이 나오지 않습니까. 그것도 실제 있던 일인데 그 때 담당 검사가 아까 말씀하셨던 최병국 전 한나라당 국회의원이고 또 수사 검사는 고영주 현 변호사입니다. 고영주 변호사는 공안통으로 쭉 있었죠. 그러다 김대중 정부 들어서고 검찰 승진에서 제외되자 사표내고 변호사로 변신하게 되는데요.

▷ 서두원/사회자:

최병국 검사 밑에 고영주, 장창호 검사 이렇게 세 사람이었죠.

▶ 이동형 작가:

사실 부림사건 재심해서 무죄가 선고되었는데 고영주 변호사는 아직도 이 사건은 빨갱이 사건이다, 이렇게 주장하고 계시고요. 최병국 검사는 99년에 대전 고검 차장 재직 당시에 이종기 변호사 사건에 조금 연루되어서 검찰에서 물러서고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되었죠.

▷ 서두원/사회자:

명절 떡값, 이런 이야기죠?

▶ 이동형 작가:

그렇습니다. 연루되어서 나와서 3선의 중진의원을 지냈죠. 친이명박계 이었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실세가 되자 탈당을 해서 한나라당을 떠났던 그런 전례가 있습니다.

▷ 서두원/사회자:

영화 변호인, 상당히 돌풍을 몰고 있는데 어떻게 전망을 하십니까.

▶ 이동형 작가:

이게 사실 개봉 전부터 논란이 되었습니다. 별점 테러를 당하고 그랬는데 노무현이라는 감성 코드에 송강호 효과라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이 보태져서 흥행 돌풍으로 이어진 것 같은데 논란과 관심. 이런 것들이 증폭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영화관으로 이어진 것 같은데 그러나 언제까지 이런 흥행 돌풍이 이어질지는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없겠죠. 입소문이 어떻게 날까. 이게 지속적인 흥행 여부의 관건이라고 보입니다.

▷ 서두원/사회자:

정치권 친노 세력들은 좋아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이동형 작가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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