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지왕'(爾斯智王) 금관이 나와서 그냥 금관총이라고 불렀던 신라 고분, 신라 고분이 수천기가 발견이 됐어도 그 가운데 무덤 주인이 밝혀진 건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사지왕'이라는 글자가 나오면서 무덤의 주인을 찾아낼 수 있는 작은 실마리가 잡힌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동안은 뭘 했기에 1921년에 발굴한 칼에 있는 이 글자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을까요.
1905년 을사조약을 체결한 이후 일제는 조선에 대해 '문화 지배'를 한다며, 전국 각지의 유물을 발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대규모로 발굴된 게 경주 고분군인데, 발굴된 유물은 상자에 넣어 그대로 조선총독부박물관에 보관됐습니다.
1945년 일본 패망 이후 총독부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바뀌었고, 유물들은 상자에 담긴 채 빛을 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올해 들어서야 드디어 발을 벗고 나섰습니다.
귀중한 문화재임에도 그동안 등록도 공개도 되지 않았던 유물들을 다시 조사하고 보존, 복원하는 사업을 10년 장기 계획으로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유물의 규모만도 무려 15만 점이 넘는데요, 현재 박물관 연구원들이 오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유물들을 하나하나 다듬고 살피는 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처음으로 거둔 성과가 '이사지왕' 명문 발견입니다.
첫 단추부터 잘 꿰어졌으니, 앞으로는 어떤 성과가 더 나올지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데요, 100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유물들과, 그 유물의 비밀을 밝히려는 연구원들의 작업모습이, 오늘 8시뉴스에서 공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