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879년 토마스 에디슨이 만든 백열 전구. 우리나라에는 1887년, 경복궁에 처음으로 설치됐습니다. 현재 국내에 3천만 개가 쓰이고 있는 것으로 추산이 되고 있습니다. 이 백열전구가 우리나라에 온지 127년 만에 내년부터 국내 생산과 수입이 전면 금지됩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한 조치입니다.
임태우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영등포의 재래시장.
좌판마다 백열전구가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강태원/상인 : 저 백열등은 우선 시장에서는 상품과 모든 것이 잘 어우러져. 색깔도 예쁘고….]
양계장에선 닭의 산란 시기를 조절하는 데 쓰입니다.
닭 1만 마리를 키우는 데 전구 200여 개가 들어갑니다.
[박만용/양계장 주인 : 현재 백열등은 많이 싼 편이죠. 지금 개당 300~400원 합니다.]
백열 전구 가격은 요즘 나오는 친환경 램프 대비 3분의 1에서 20분의 1 수준.
때문에 전기 에너지의 95%를 열로 낭비하는 낮은 효율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서민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국내 생산업체가 한 곳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지난해 수입품을 포함해 1천 50만 개가 팔렸습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백열전구의 생산과 수입이 모두 금지됩니다.
[채희봉/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절약추진단장 : 대부분의 OECD 국가와 세계 조명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등 많은 국가에서 유사한 백열전구 퇴출정책을 이미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LED전구나 안정기 내장형 램프가 백열전구와 같은 소켓을 쓰기 때문에 쉽게 교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구를 모두 교체하면 연간 1천800만 GWh, 5~60만 가구의 전력량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내년 이후에도 일부 재고품이 판매되긴 하겠지만, 100년 넘게 어둠을 밝혀 온 백열전구는 이제 서서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주 범·홍종수, 영상편집 : 오광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