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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연석 “데뷔작은 영화 ‘올드보이’…독일에서도 알아보더라고요”

[인터뷰] 유연석 “데뷔작은 영화 ‘올드보이’…독일에서도 알아보더라고요”
배우 유연석은 아무런 색감을 입히지 않은 흰 캔버스와 닮은 연기자다. 훤칠한 미남형에 가깝지만 화려하지 않고, 엘리트적인 이미지를 풍기지만 위화감이나 부담감을 주지 않는다. ‘유연해지려고 성을 바꾼 예명을 쓴다’는 설명처럼 유연석은 어떤 역할에도 유연하게 스며드는 장점을 지녔다.

얼마 전 종영한 MBC '구가의 서'에서도 유연석은 그랬다. 첫 사극이었지만 의외로 상투 튼 모습이며 한복 자태가 어색하지 않았다. 담여율(수지 분)의 정혼자이자 최강치(이승기 분)의 친구 박태서 역을 맡은 유연석은 아버지를 잃은 슬픔과 동생 청조(이유비 분)을 지키는 모습으로 시청자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냈다.

유연석의 데뷔 작품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다. 당시 유연석은 유지태의 고등학교 시절 모습을 연기했다. 큰 배역은 아니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 그 때 그 고등학생’이라고 무릎을 탁 칠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정말 우연한 기회에 ‘올드보이’에 출연하게 됐어요. 연기를 배우고 있을 때였는데 아는 누나가 ‘올드보이’ 의상팀으로 들어갔어요. 그 누나가 한번 오디션을 보라고 알려줬고 감사하게 합격한 거예요. 제 연기 인생의 스타트였는데 그렇게 크고 의미있는 작품에 출연하게 돼 두고두고 영광이에요.”

“벌써 월드스타가 아니냐.”고 농을 던지자 유연석은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올드보이’가 한국 뿐 아니라 유럽, 미주에서 인기를 끌면서 영화를 통해서 유연석을 기억해주는 외국인들도 많다. 그가 가족들과 독일을 여행할 당시 영화관 매표소 직원은 유연석을 알아보고 유난히 반가워하기도 했다.

‘올드보이’ 출연 10년이 흘렀다. 유연석은 그동안 드라마 보다는 영화를 통해서, 그것도 악역으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첫사랑 브레이커’로 강한 인상을 남긴 영화 ‘건축학개론’과 박보영과 송중기를 갈라놓았던 영화 ‘늑대소년’이 있었다. 다른 작품들보다 유연석이 악역을 했을 때 더 큰 사랑을 받는 이유는 뭘까?

“나쁜 놈처럼 안생겼기 때문에 더 신선하게 받아들여주시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그런 평범한 외모가 콤플렉스였던 적도 있었어요. 어떻게 보면 착하고 평범해보이는데 또 어떻게 보면 날카롭게 보이는 양면성이 있으니까요. 그런 면이 악역에 잘 맞는 것 같아요. 실제 성격은 장난도 잘치고 얘기 하는 것도 참 좋아해요. 금테 안경만 쓰면 이미지가 섬뜩하게 바뀌더라고요.(웃음)”

‘구가의 서’는 그런 유연석이 악역이 아닌 역할로 사실상 처음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었다. 그랬기에 유연석에게 ‘구가의 서’는 더욱 의미가 깊다. “서른이 되고 처음 한 드라마였는데 반응까지 좋아서 참 기분이 좋았다”며 유연석은 ‘구가의 서’를 “잊지 못할 작품”이라고 손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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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포를 입고 칼을 휘두르는 액션연기를 한다는 게 어색하기도 했어요. 또 집안이 몰락하고 부모님이 돌아가신 극한 상황을 연기해야 하니까 초반 감정 연기가 힘에 부쳤던 부분도 있고요. 하지만 후반부로 갈 수록 그런 감정들이 몸속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몰입이 잘 됐고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유연석은 ‘구가의 서’로 대중에게 보다 친숙한 배우가 됐다. 그만큼 그에게는 선택의 기회도 넓어진 셈이다. 전작의 성공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tvN ‘응답하라 1994’에 출연이 확정된 것 역시 유연석에게는 호재다. 앞으로 유연석은 어떤 연기자로 성장하고 싶을까.

“일단 많은 분들이 기다리시는 만큼 ‘응답하라 1994’에서 제몫을 다 하도록 노력할 거예요. 좀 더 멀리 내다보자면 ‘꽃보다 할배’에 출연하시는 이순재, 백일섭, 신구, 박근형 선생님처럼 오래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머리카락이 희끗한 연배가 됐을 때 진짜 ‘국민할배’가 되는 것이 최종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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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킹콩 엔터테인먼트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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