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회생의 희망이 없어도 인공호흡기에 의지해서 생명을 유지해 가는 말기 환자들이 많습니다. 이런 연명의료를 가족이 동의하면 중단할 수 있게 하는 권고안이 발표됩니다.
한정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직장암 말기 환자인 60대 여성입니다.
4년째 병원 치료를 끊고 집에서 노래 부르고 그림도 그리며 남은 생을 즐기고 있습니다.
삶의 연장이 아닌 임종과정의 연장을 위한 연명의료를 거부한 겁니다.
[말기 암 환자 : 하루를 나는 1년 같이…지금이 엄청 중요한 시간이에요. 유산을 크게 물려주지도 못할 망정, 나 하나 때문에 바쁘게 사는 사람들 피해 줄 수는 없다…]
하지만 연명 의료 여부를 스스로 결정하는 환자는 거의 없습니다.
죽음이나 연명 자체에 대한 언급을 꺼리는 문화 탓에 환자 본인이 직접 연명치료에 대한 결정을 한 경우는 전체의 0.6%에 불과했습니다.
본인이 결정한 경우도 83%가 임종 일주일 이내에 이뤄졌습니다.
[허대석/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 : 임종 치료중단이라는 것은 실패, 루저로 자꾸 바라본다는 거죠. 때로는 그게 위너인데, 귀중한 두서너 달을 평소에 사랑하는 사람과.]
현재 연명의료를 받는 환자는 3만여 명.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연명 의료결정 권고안을 마련해 내일(29일) 공청회를 엽니다.
권고안은 환자가 의사 표시를 못했더라도 가족 전체가 동의하고 의사 2명이 확인하면 연명 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오는 7월 권고안이 확정되면 입법화도 추진될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 영상편집 : 김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