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5일) 같은 어린이날, 자기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들의 심정은 어떨까요? 해마다 미아가 늘면서 실종 아동은 지난해 1만 1천 명이나 됐습니다. 아이의 지문과 얼굴을 미리 등록해 두는 제도를 이용하면 아이를 찾는데 큰 도움이 되지만 이걸 활용하는 부모는 많지 않습니다.
한세현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66살 명노혁 씨가 잃어버린 딸을 찾는 전단을 붙입니다.
딸을 잃어버린 지 27년.
사진 속 딸은 3개월 된 아이로 지금은 어떻게 변해 있을지 알 수 없지만, 딸을 찾는다는 희망을 단 한 번도 저버린 적이 없습니다.
[명노혁/1987년 5월 17일, 3살 딸 실종 : 이제 거의 남의 식구가 되고, 나이도 서른이 됐을 텐데, 죽기 전에 얼굴 한 번 보고 싶어요. 그게 전부예요.]
이자우 씨 역시 잃어버린 딸 소희를 27년째 찾고 있습니다.
지난 1989년 5월, 갓난아이가 누군가에게 납치당한 뒤, 해마다 5월은 이 씨에게 가장 견디기 어려운 시간입니다.
[이자우/1989년 5월 18일, 7개월 딸 실종 : 5월만 되면 더 아프고, 마음이 아프고, 더 생각이 많이 나요. 모르는 사람들은 잊으라고, 잘 있을 거니 잊으라고 하는데 그게 안 돼요. 자식은 그게 안 되더라고요.]
실종 아동은 해마다 늘어 지난해 접수된 실종 아동만 1만 1천여 명.
14세 미만 아동은 실종 이후 다시 찾지 못하는 경우가 지난 4년간 열 배 이상 높아졌습니다.
경찰청이 아이가 실종될 경우에 대비해서 지문과 얼굴을 미리 등록해 두는 '아동 사전 등록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대상 아동 675만 명 가운데 1/4만 등록한 상황입니다.
[홍용연 경감/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장 : 사전등록를 하게 되면 아이를 잃어버렸을 때 경찰이 아이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아이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돼서 실종을 예방하는 효과까지….]
현재로선 미아 방지에 가장 효과적인 사전등록제가 더 확산되도록 적극적인 홍보와 체계적인 정보관리가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인필성·김명구·김학모, 영상편집 : 박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