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왕’과 ‘그겨울’은 시청률 1위, 검색어 1위, 광고 완판을 기록했던 것은 물론 다운로드 및 OST 음원 순위에서도 나란히 상위권을 차지하며 ‘형제 드라마’로서 인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흥행의 신호탄은 ‘야왕’이 먼저 쏘아 올렸다. 지난 달 14일 SBS 새해 첫 드라마로 출발한 ‘야왕’은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고 한 달 뒤에 시작된 ‘그 겨울’은 방송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했다.
이에 두 작품의 공통점이 눈길을 끈다. ‘야왕’의 수애와 ‘그 겨울’의 조인성 대사를 합쳐서 만든 패러디 영상물이 폭발적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두 작품의 닮은 점을 찾아보는 것도 깨알 재미로 떠오르고 있다.
#남자 주인공: 권상우 조인성
권상우와 조인성은 각 ‘야왕’과 ‘그 겨울’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드라마에서 따로 활약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극중에서 여러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 겨울’의 오수(조인성 분)은 1회 첫 장면에서 2개의 주사위를 만지작거렸다. ‘야왕’의 하류 역시 1회 초반에 2개의 주사위를 손에 쥐고 상념에 잠겼다. 우연의 일치라기엔 너무나 절묘한 장면이다. 촬영 시기가 서로 달랐던 두 드라마의 제작진들도 나중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두 사람 모두 보육원에 버려졌던 과거가 있다. ‘하늘에서 흘러온 아이’ 하류와 ‘나무 밑에 버려진 아이’ 오수의 이름은 그들의 운명처럼 닮은꼴이다. ‘그림자 인생’으로 살아가는 방식도 비슷하다. 하류는 죽은 형으로 신분을 바꿨고 오수는 동명이인으로 이름을 속였다. 의도적으로 접근했던 여자에게서 사랑을 느끼는 갈등도 관심을 끈다.
또 하류 팔뚝의 반점과 오수 팔뚝의 화상은 추리의 복선이 되어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안겨줬다. 그밖에 두 사람 모두 교도소에 갇혔던 점, 룸살롱에서 무지막지하게 얻어 터졌던 상황, 초반부에 내레이션으로 독백하는 장면 등이 공통점이다.
하류는 죽기 위해 강물로 뛰어들었고 오수는 죽으려는 여자를 살리기 위해 차가운 물에 몸을 던졌다. 이에 권상우 조인성은 추운 날씨에 연기투혼을 펼쳤다. 훤칠한 키에 뛰어난 비주얼, 연기력까지 겸비해 왜 ‘대세남’으로 떠올랐는지 증명하고 있다.
#여자 주인공: 수애 송혜교
수애와 송혜교는 미모와 연기력에서 최고의 배우로 꼽히는 만큼 닮은 점이 많다.
‘그 겨울’의 오영(송혜교분)은 후천적으로 눈이 멀었고 ‘야왕’의 다해(수애 분)는 욕망에 눈이 멀었다. 다해는 청와대에서 권총을 뽑았고 오영은 놀이공원에서 공기총을 들었다. 다해의 권총이 빗나간 욕망의 마침표였다면 오영의 공기총은 애틋한 사랑의 느낌표였다.
또 다해는 엄마의 장례식을 치렀고 오영은 아빠의 장례식을 마쳤다. 극중에서 서로의 신분과 상황은 달랐지만 두 배우의 연기는 ‘눈물의 여왕’이라는 찬사가 부족할 정도였다.
두 작품의 인기몰이 덕분에 ‘수애 코트’와 ‘송혜교 립스틱’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이들을 ‘완판녀’ 대열에 올려놓았다. 드라마 안팎으로 영향력을 발휘한 것이다.
#남녀 주인공 커플: 권상우-수애 조인성-송혜교
방송 전부터 최강 비주얼과 ‘케미’로 관심을 모았던 권상우-수애. 조인성-송혜교는 각각 ‘우애커플’ ‘산소커플’로 불리며 찰떡 호흡을 보여줬다.
겨울바다를 정답게 거닐던 모습은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웠고 특히 ‘어브바 키스’와 ‘솜사탕 키스’는 방송 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큰 화제를 모았다.
두 커플 모두 바닷가 데이트를 하던 날 함께 밤을 보냈는데 침대에서 서로를 애틋하게 마주하던 모습은 한편의 동화처럼 시청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다. 시청자들은 벌써부터 이들이 연말 SBS 연기대상에서 인기 커플상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 그밖의 공통점
‘야왕’에서 하류 형제의 아버지로 나오는 배우 고인범은 ‘그 겨울’에선 진성(김범 분)의 아버지로 출연한다. 이 때문에 “권상우 형제가 원래 세 쌍둥이였다”고 농담을 할 정도. 연기력이 뛰어난 조연들의 맹활약도 두 작품의 인기를 견인하는 원동력이다.
경쟁 드라마와의 묘한 인연도 서로 비슷하다. 권상우는 ‘마의’의 이요원과 ‘못된 사랑’에 출연했고 수애는 ‘마의’의 조승우와 ‘불꽃처럼 나비처럼’을 찍었다. 이처럼 남녀 주연배우가 더블크로스로 교차되는 경우는 무척 드문 일이다. 이요원은 ‘야왕’의 연출자 조영광 PD의 데뷔작 ‘49일’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그 겨울’의 노희경 작가는 17년 우정의 명콤비였던 표민수 PD가 경쟁작 ‘아이리스 2’의 연출을 맡는 바람에 얄궂은 운명의 주인공이 된 점이 흥미롭다.
손재은 기자 jaeni@sbs.co.kr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손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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