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잉넛 측이 씨엔블루 측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게 된 경위와 현재의 입장을 보도 자료를 통해 명백하게 밝혔다.
크라잉넛 측은 18일 오후 장문의 보도 자료를 통해 소송을 진행하게 된 이유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전했다.
먼저 크라잉넛 측은 “그동안 크라잉넛과 씨엔블루의 문제에 관해 심사숙고하며 사건을 냉철히 바라보려 노력하고 글을 조심스럽게 올려봅니다. 먼저 열심히 음악 하는 씨엔블루에게 나쁜 감정이 있거나 뭔가를 이용하려는 목적이 아님을 밝혀둡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건의 발단은 2년 전 2011년 가을 대기업 쪽의 전화 한통으로 시작됐습니다. 씨엔블루가 대만에서 DVD를 발매하니 크라잉넛의 '필살 오프사이드'곡을 씨엔블루 라이브 커버 버전으로 써도 되냐고 연락이 왔습니다. '뜬금없이 무슨 소리야?'하고 우린 어리둥절했고 라이브에서 카피정도야 괜찮겠지만 DVD에 수록하는 것은 정중히 거절하겠다고. 그게 끝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일본에서 DVD에 우리곡이 수록된 채 발매가 됐다는 얘기를 듣고 심하게 기분이 상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우연찮게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라이브에서 우리의 연주와 목소리가 들리는 것입니다. AR을 사용한 것입니다. 다시 DVD를 틀어보고서 우린 완전히 자존심이 상하게 됐고 저작권법 저작인접권법이 이래도 되는 건지 알아봤습니다. 그리고 법적 대응을 하게 됐던 것입니다”라고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크라잉넛 측은 “우리는 방송과 DVD 제작 배급의 복제 배포권 문제가 방송사와 대기업 측에 있음을 알게 됐고 저작권, 저작인접권은 씨엔블루 측에 문제가 있음을 밝히게 됐습니다. 우리는 대기업 측에는 문제 제기를 하고 공식사과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씨엔블루 측에도 저작권에 대해서 사과를 받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저 사과만으로 또 다른 잘못이 이어진다면, 또 다른 피해 사례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군다나 법적인 선례가 없다면 힘이 없는 인디밴드들이 이런 경우 굉장한 불이익을 억울하게 당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법정공방으로 씨엔블루를 통해 노이즈마케팅이나 돈을 목적으로 잘나가는 밴드 앞길을 막으려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힙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씨엔블루 측의 공식사과 발표문에 대해서도 생각을 드러냈다. 크라잉넛 측은 “기분이 좀 수그러들기도 하고 씨엔블루도 마음고생이 심했겠구나하고 솔직히 여러 가지 감정에 휩싸였습니다. 그렇지만 사과문이라고는 하지만 왠지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진심으로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해서 노력하겠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해야할지 대안은 없었습니다. 우리가 법적인 조치를 취한 이유는 다시는 여러 뮤지션이 피해가 없도록 판례를 만들어 재발을 막는 것입니다”라고 했다.
크라잉넛 측은 “이중 잣대, 옹졸한 선배 어떻게 불리어도 상관없습니다. 다만 진실을 말하고 권리와 명예를 찾고 싶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크라잉넛 측은 “씨엔블루 측에서 받을 법적 배상금은 현재 저희 법률회사에 공탁해서 인디신 발전을 위한 저작권 기금으로 쓰겠습니다”라고 전했다.
크라잉넛 소속사 측은 씨엔블루가 크라잉넛의 월드컵 응원가 ‘필살 오프사이드’ 음원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등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 침해를 이유로 지난 12일 씨엔블루 측에 4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에 씨엔블루 소속사 측은 지난 15일 자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생방송의 급박한 상황에서 음원을 제대로 파악을 하지 못하고 소속 가수들이 무대에 오른 것은 변명의 여지없이 소속사 측의 불찰임을 인정합니다. 문제의 방송 분량이 당사의 의도와 상관없이 DVD로 발매돼 판매되는 과정을 미리 파악해 대응하지 못해 오늘의 일이 불거지게 한 점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멤버들을 대신해 이번 일련의 과정을 통해 누를 끼치게 된 선배 크라잉넛께도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라고 공식 사과한 바 있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이정아 기자)